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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사찰음식 - 발우공양 (미슐랭 서울 1스타)서울/맛집, 카페 2019. 3. 7. 15:00반응형
오늘은 작년 여름에 다녀온 종로의 사찰 음식 전문 식당, <발우공양>에 다녀온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
조계사 맞은 편에 있는 발우공양은 전통 불교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찰 음식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이곳 외에도 종로에는 사찰 음식 전문 레스토랑들이 몇 군데 더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미슐랭 가이드를 통해 발우공양을 가장 먼저 알게 되어 이곳을 다녀오게 되었어요.
발우공양은 미슐랭에서 1스타를 받은 곳으로, 이것은 사찰음식으로는 최초라고 합니다.
저도 그렇지만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으로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기도 해서,
손님이 꽤 많을 듯 하여 미리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1스타 레스토랑이라 해서 어떤 곳일까- 하고 궁금하기도 했지만,
사찰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어서
그리 착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망설이지 않고 다녀올 수 있었어요 ㅎ
지하철 시간 때문에 예약 시간보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하게 되었는데요 ㅠ
예약 시간을 살짝 넘겼을 즈음 확인 전화도 해주셔서 예약이 취소되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늦게 도착하게 되어서 파워워킹 중이었는데,
걷느라 정신 없어서 전화를 못 받았으면 노쇼 고객이 될 뻔 했어요 흑흑...
도착 후 예약 이름 확인하고 방으로 안내받았습니다.
발우공양은 테이블 구성이 개별 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제가 들어간 방은 4인용 테이블이 있던 곳이었는데,
처음에는 혼자 앉아있으니 뭔가 뻘쭘하다 싶었는데 식사하다 보니 내 돈 내고 식사하는 것이지만(...)
뭔가 더 대접 받는 것 같고, 식사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좋았어요 ㅎㅎ
자리에 앉으니 기본 세팅부터 해주시고, 메뉴판도 주셨습니다.
발우공양의 메뉴는 코스로 준비되어 있구요.
계절마다 구성이 조금씩 다릅니다.
점심은 선식이라는 이름의 30,000원짜리 비교적 간단한 코스 메뉴부터 이용할 수 있었어요.
간단하다고는 하지만 에피타이저부터 죽, 메인 요리에 밥+국에 반찬, 그리고 디저트까지 나옵니다 ㅎ
꽤 알차죠 ㅎㅎ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점심 전용 메뉴를 이용해보려고 했는데요.
막상 다른 메뉴들도 쭉- 보니 조금 더 비싼 메뉴를 고르고 싶어지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선식보다 한 단계 비싼 원식(\45,000)을 골랐어요.
선식과 비교하면 주요리 구성이 좀 더 다양하고, 밥 먹기 전에 냉면도 먹을 수 있어요.
아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부담이 된다면 선식을 고르는 것도 괜찮은 듯 한데요.
저는 선식에서는 안 나오는 요리들이 너무 맛있어서 원식을 고른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어요 :)
자 이제 하나씩 먹어보기로 합니다 :)
맨 처음에는 술적심이라고 해서 입가심하기 좋은 음식과 죽 요리가 나옵니다.
술적심 요리로는 입맛을 돋우기 좋은 상큼한 오이묵+오미자청이 나와 먼저 맛을 보고,
그 뒤에 부드러운 옥수수죽과 짭쪼롬한 무짠지를 함께 먹었어요.
아, 음식 먹기 전에 직원분께서 음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고,
먹는 순서 같은 것도 알려주셔서 먹을 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ㅎ
이어서 다음 요리들을 맛봅니다.
다음으로 나온 요리들은 다양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요리들이었어요.
가장 먼저 사진 상으로 위의 것은 토마토와 흑임자를 무친 요리였는데요.
상큼한 토마토에 고소한 흑임자가 어우러져 맛있었어요.
그리고 좌측 하단에 있는 것은 호박, 버섯, 가지 등을 간장에 살짝 볶은 여름채소잡채였는데요.
양념 맛이 강하지 않아서 채소들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우측 하단에 있는 것은 채썬 감자와 고수를 무친 요리인데요.
고수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예 손도 안대시겠지만, 저는 고수를 좋아하는 편이라 입에 잘 맞았어요.
한식에서는 고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사찰에서는 오신채를 금하기 때문에
오신채에 해당되지 않는 향신료인 고수가 비교적 자주 쓰였다고 해요.
동남아나 중국 요리 먹을 때 맛 보던 고수가 한식과 어우러지는데 요게 또 잘 어울리니 독특하더라구요 ㅎ
뒤이어 나온 요리는 메뉴 상으로는 담미(噉味)와 승소(僧笑)에 해당하는 요리들이었어요.
첫번째로 담미는 식감에서 오는 맛을 느끼는 요리들로 구성되었는데요.
사진 상으로는 좌측 하단의 버섯모듬강정, 그리고 중간에 있는 오이 나물과 참외 나물(?),
그리고 상단 가운데에 있는 녹두전과 여름채소전이 해당됩니다.
먼저 버섯모듬강정은 발우공양의 대표 요리라고 하시면서
채소까지 꼭 다 드셔보시라고 추천해주셨는데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버섯이 씹히는데다가 간도 딱 맞게 잘 배어서 진짜 맛있었어요.
그 다음으로 오이 나물과 참외 나물은 버섯강정이나 전, 만두 등이
먹다보면 조금 느끼해질 수 있어서 그런 음식들과 함께 먹었는데요.
아주 얇게 썰어서 아삭한 식감이 많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개운하니 좋았어요.
특히 참외 속을 파내고 만든 참외 나물은 은은하게 달달한 맛이
나면서도 개운해서 오이 나물보다 더 좋았습니다 ㅎㅎ
다음으로 승소는 오래 전부터 스님들을 절로 미소 짓게 만들던
요리인 국수, 만두, 두부 등으로 구성된 요리인데요.
이 날은 버섯강정과 함께 대표 메뉴인 표고버섯냉면과 사찰만두,
그리고 산초가 조금 올라간 두부구이가 나왔습니다.
표고버섯냉면은 배를 간 것을 기본으로 버섯과 겨자 등을 넣은 소스가 얹어져 있었는데요.
요게 진짜 별미였어요.
서울식 새콤한 냉면이나 육향이 느껴지는 평양 냉면과도 다르고,
비릿한 육수 맛과 육전이 어우러진 진주 냉면이나 새콤달콤한 밀면 등등 이때까지
먹어본 냉면과는 또 다른 맛이었어요.
배의 달달한 향과 버섯의 향이 어우러져서 친숙하면서도 색다른 맛의 냉면이었습니다 :)
그리고 만두는... 크게 특별한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
고기가 안들어있지만 고기 만두처럼 담백했다는 정도...?
마지막으로 두부 구이는 통도사에서 직접 만든 두부를 가져와서 구운 것이라고 하는데요.
일부러 두부의 맛을 더 느껴보고 싶어서 산초는 옆으로 치우고(...) 두부만 먹어봤어요.
고소하니 맛있었습니다 ㅎ
그 다음으로는 밥과 된장찌개, 그리고 반찬들이 한 상 차림으로 나오는 유미(愈味)가 나왔습니다.
사실 이미 앞에 먹은 음식들로 슬슬 배가 차고 있었던 터라(...)
이걸 또 어떻게 다 먹나 했는데요.
그래도 다 먹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 음식들도 맛있었거든요.
하나씩 살펴보면 밥은 연잎밥으로 나왔고요.
된장찌개는 5년 된 막된장과 동치미를 넣어 끓여낸 것으로, 살짝 새콤하면서 묵직한 맛이 납니다.
요 된장찌개도 진짜 맛있었어요 ㅠㅠ
그리고 젓갈을 사용하지 않은 사찰 김치와 나물들이 나왔습니다.
은은하게 연잎 향이 밴 밥과 나물 한 젓가락, 그리고 깊은 맛이 나는 된장찌개 한 입 먹으면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한 식사 시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순서, 입가심입니다.
입가심으로는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시원한 박하차와 젤리처럼 생긴 과편이 나왔어요.
마무리까지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
이렇게 해서 발우공양에서의 점심 식사는 끝!
45,000원이라는 식비가 깨졌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고 양도 많은 식사였어요.
이 때 꽤 만족을 했어서 겨울에 한 번 더(!)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ㅎ
겨울에 다녀온 후기도 조만간 포스팅하도록 할게요.
마지막으로 이건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인데요.
얼마 전에 제가 발우공양에 다녀왔다고 하니까,
제 이야기를 들은 어떤 분이 이곳에 가보지도 않고서 자기는 그런 밍밍하고 덜 자극적인
음식은 안 좋아해~ 라고 사찰음식과 발우공양을 후려치더라고요(...).
하지만 여기 음식들, 저에게는 그렇게 밍밍한 음식이 아니었어요 ㅎㅎ
지금까지 소개한 음식들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작부터 상큼한 오미자청으로 입맛 돋우게 해주고
부드러움과 자극적임을 함께 느끼게끔 옥수수죽과 무짠지가 같이 나오는데 이게 어딜 봐서 밍밍......?
이후에 나오는 요리들도 육류와 오신채 등 불교에서 금하는 음식들이 안 들어갔을 뿐이지
다채로운 재료와 향신료를 써서 다양한 맛과 향, 식감을 즐길 수 있었어요.
이후 두 번째 방문 때는 아는 형님과도 다녀왔는데, 그 분도 만족해하셨구요.
물론 사람에 따라 입맛이 다를 수 있으니 이곳이 맛있다 없다, 자극적이다 아니다의 평은 달라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분은 와보지도 않고 '밍밍한 음식'이라고 폄하하는 건 무슨 심보인지.......
사람은 이렇게 사소한 곳에서
읍읍...의티가 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종로 발우공양 정보
주소: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56 5층
찾아가는 방법: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영업시간: 점심 11:30-13:20/13:30-15:00, 저녁 18:00-21:30(L.O. 20:00)
휴무일: 일요일
전화번호: 02-733-2081
홈페이지: http://www.balwo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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