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서울/공연, 전시, 스포츠 2016. 6. 11. 21:30반응형
지난 주말,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SNS를 통해 일본의 국보 반가사유상이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의 국보 반가사유상과 동시에 전시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죠 :)
가장 최근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는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이 동시에 전시된 <고대불교조각대전>에 다녀왔었는데요.
이번에도 반가사유상을 보러 가게 되었네요 ㅎㅎ
다만 고대불교조각 전시때는 반가사유상 외에도 불교 미술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배웠던 다양한 양식의 불상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오직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 두 작품만 전시됩니다.
전시실 입구에는 손가락을 뺨에 대고 사유하고 있는 두 반가사유상의
얼굴이 들어간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져 있었습니다.
왼쪽의 반가사유상이 일본 나라 현의 주구사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본의 목조반가사유상이고요.
오른쪽은 국보 78호, 한국의 금동반가사유상입니다.
전시실 입구예요!
이번 전시는 2015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기획된 특별전이라고 하며,
이 전시가 끝나면 도쿄 박물관에서도 한국의 반가사유상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1965년의 한일협정은 여러모로 문제점이나 아쉬움이 남는 조약이지만,
그럼에도 두 국가 사이의 관계가 정상화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일이기는 하지요.
이 전시는 사진 촬영이 불가했습니다.
따라서 전시실 내부의 모습은 전달해드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남기지 못해 도록을 사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절판(...)이라고 하더라고요.
추가 주문시에 연락을 달라고 메모까지 남기고 왔는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연락이 없어요(...).
어쩌면 추가 제작을 안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상당히 아쉽습니다.사진이 없으니 글로 설명해봅니다.
문화재 해설 시간에 들은 내용과 팜플렛에 적힌 내용을 요약
짬뽕한 것이에요.우선 좌측에 보이는 일본의 목조반가사유상은 쇼토쿠 태자가 세웠다고 하는
일본 나라 현의 <주구지(중궁사, 中宮寺)> 소장의 작품입니다.
나라 현에 있는 유명한 사찰인 <호류지(법륭사, 法隆寺)>에는 가본 적이 있는데요.
주구지는 그 근처에 있는 절이라고 합니다.
이 반가사유상은 본래 머리에 보관이 있었고, 겉은 채색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데요.
지금은 보관이 사라져 두 개의 둥근 상투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채색도 다 사라져 흑빛으로만 보였습니다.
이 반가사유상은 아스카 시대 후기인 7세기 후반 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는 작품이라 합니다.
우측에 반가사유상은 국보 78호의 한국의 금동반가사유상입니다.
이전 전시를 포함해 중앙박물관에 오면 종종 보던 것이라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주구지의 반가사유상과 달리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는 이 작품은
시기적으로는 삼국시대인 6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작품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반가),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사유하고 있는(사유) 공통적인 양식의 반가사유상입니다.
하지만 그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두 작품이 주는 느낌이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한국의 반가사유상은 곡선의 흐름과 뭔가 음미하는 듯한 미묘한 표정이 특징적이었습니다.
반면 이보다 1세기 정도 늦게 제작된 일본의 반가사유상은 보다 명확한 미소에,
균형잡힌 신체가 특징적이었어요.
어느 쪽이 더 낫다,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너무 균형잡힌 느낌이 드는 주구지의 반가사유상보다는 늘씬하게 빠진
신체와 곡선의 미를 강조한 금동반가사유상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
그러나 사실 저는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보다는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더 좋아해요.
78호가 특별전시실에 있는 동안 상설전시관에는 83호가 전시되고 있다고 하여
83호 금동반가사유상도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ㅎㅎ
다른 유물들과 달리 반가사유상은 어두운 공간 속에 홀로 전시되어 있어
그 사유하는 표정과 몸짓을 보다 집중하여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날은 다들 특별전시 중인 반가사유상들에 관심이 쏠렸는지
이곳은 조용하여 방해받지 않고 유물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
이 금동반가사유상은 7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반가사유상은 일본의 또 다른 국보인 <고류지(광륭사, 廣隆寺)>의 목조 반가사유상과
그 모습이 매우 흡사하여 자주 비교되고는 하죠.
저도 처음에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이 동시 전시된다고 해서
국보 83호와 고류지의 반가사유상이 전시되는 줄 알았어요(...).
두 반가사유상은 제작시기도 비슷한 것이고,
고류지의 것은 신라에서 건너간 불상이라 본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시간 순서로 정리하면
국보 78호 반가사유상 > 국보 83호 반가사유상=고류지 반가사유상 > 주구지 반가사유상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죠.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을 통해 한국의 반가사유상의 형태가 완성되어 가고,
이를 받아들인 일본은 1세기 정도 후에 균형미 잡히고 자연스러운 형태를 지닌
일본적인 반가사유상의 형태를 완성시켰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어느 것이 뛰어난지 판단하려 하기 보기보다는 그런 문화 교류의 역사와
그 속에서도 지역적인 특징을 지닌 작품이 탄생한 것을 보는 재미를 느끼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ㅎ
그러나 저는 역시 늘씬하고 곡선의 미가 느껴지는 반가사유상들이 더 예뻐보여요 :0
유물 감상 후에 박물관 내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뜨끈뜨끈한 거 먹고 싶었는데 날이 더워서
결국 냉면을 시켰어요 ㅋㅋㅋㅋㅋㅋ
가격은 7,5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푸드코트 같은 형태의 식당인 것 치고 맛은 괜찮았어요 :)
다만 주말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많아서 굉장히 시끄러웠다는 것.......
아이들이 박물관에 와서 견학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도를 넘을 정도로 시끄럽게 떠들고 칭얼대는 아이들을
부모님들이 강하게 잡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박물관은 공공장소니까요.
냉면 먹고 박물관 앞 호숫가에 앉아서 잠시 휴식시간도 가져봅니다. ㅎㅎ
요즘 날씨도 덥고 일은 일대로 많고(...), 학기 말이라 시험과 과제까지 겹쳐서
스트레스 참 많이 쌓였는데요 ㅠㅠㅠㅠㅠㅠㅠ
시원한 실내에서 문화유산 감상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주말다운 주말을 보낸 것 같아서 꽤나 뿌듯했습니다 :)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찾아가는 방법: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 방향에서 박물관 전용 통로 이용 도보 5분.
전시 기간: 5.24-6.12 (※내일이 마지막 전시입니다.)
관람료: 무료
관람 시간: 월,화,목,금 09:00-18:00 / 수,토 09:00-21:00 / 일,공휴일 09:00-19:00
전시 설명: 10:00 / 11:00 / 14:00 / 15:00
반응형'서울 > 공연, 전시,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립중앙박물관 - 상설전시관 (0) 2016.08.02 국립중앙박물관 -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 (0) 2016.07.29 국립중앙박물관 :: 금동반가사유상 (2) 2016.01.04 서울 여행 ::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어요~! (0) 2015.06.08 서울 여행 :: 한성백제박물관 (0) 201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