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양자동역 (양동마을 입구)

 

  포항에서 점심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경주로 이동합니다. 경주에서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은 유서 깊은 양반 집성촌으로 유명한 <양동마을>이었는데요. 점심 먹은 식당 근처의 버스 정류장에서 700번 버스를 타면 양동마을 입구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어서 이동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포항에서 양동마을로 가는 버스는 700번 버스 외에 600번 버스도 있습니다. 지도 어플을 활용해서 가까운 곳을 지나는 버스를 골라 탑승하면 될 듯 싶습니다 :)

 

 

  700번 버스를 타고 약 40분 달려 양동마을 입구 정류장에 도착! 양동마을 바로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이 아니라, 큰 길가에 세워진 정류장입니다. 이곳에서 양동마을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립니다. 날이 무척 더웠던 날이라 조금 힘들었어요. 양동마을 바로 앞까지 들어가는 버스도 있기는 하지만, 배차간격이 길어서 기다리지 않고 그냥 입구 정류장부터 쭉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표지판 윗 부분이 떨어져 나가 있더라고요. 어디로 사라졌나 하고 봤더니, 바닥에 내팽겨져 있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세계유산인 양동마을 입구의 버스 정류장인데, 너무 관리 안 되는 것 아닌가 했습니다. 작년 여름에 찍은 사진이니, 지금은 수리가 되어있기를.......

 

 

 

  마을까지 쭉- 뻗은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중간중간 안내도나 이정표가 보이므로 마을까지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길 양 옆으로는 나무들이 서 있지만 그늘을 만들어줄 만큼 큰 나무들이 아니어서 걷는 동안 무척 더웠습니다 ㅠㅠㅠ

 

 

  양동마을 입구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 중반부까지는 길 옆으로 나란히 단선 철길이 뻗어 있습니다. 이 철길은 부산을 출발하여 포항을 지나 현재 영덕까지 연결되어 있는 동해선의 일부 구간이에요. 지금도 여객열차가 운행되는 구간이기는 하지만, 열차가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어서 걸어가는 동안 열차가 지나가는 건 보지 못했네요.

 

 

  길 따라 조금 걷다보면 우측에 나무들 사이로 <양자동역>의 안내판이 보입니다. 양동마을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 역은 현재는 열차가 서지 않는 기차역인데요. 그냥 지나칠까하다가 궁금한 마음에 살짝 구경해보기로 했어요.

 

 

 

  관리가 안 되어 무성히 자란 잡초들 사이를 지나 양자동역 플랫폼에 들어서 둘러봤습니다. 벤치 몇개와 안내판만 서 있는 작은 간이역이었어요. 20세기 중반 즈음에 개업한 이 역은 2007년 이후 여객 열차가 서지 않고 지금처럼 플랫폼 시설만 남아있고 거의 방치된 상태로 이어져오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도 안내판은 교체나 관리를 한 것인지 비교적 깨끗했어요.

 

  근처에 양동마을이 있어서 잘 활용하면 양동마을 이용객 수요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어요. 예를 들면 내일로 이용하는 젊은 친구들? 하지만 동해선은 이설하여 복선전철화 공사 중이어서 이 공사가 끝나면 이쪽으로는 아예 기차가 지나가지 않게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가 경주를 자주 오는 편이 아니니, 나중에 다시 양동마을을 찾을 즈음이면 이 역은 아예 사라져있을 것 같네요....... 처음 마주하는 장소인데,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씁쓸해지고 서운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복선전철화가 끝나면 지금보다 더 편리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고, 사람들은 새 철길을 따라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겠지요.

 

  기차 시간대가 맞았더라면 이 역을 지나는 무궁화호의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도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시간대가 맞지 않아 그냥 플랫폼만 살짝 둘러보고 역에 있던 벤치도 앉을 수 있는 상태의 것이 아니었으므로 잠시 서서 멍- 때리다가 다시 양동마을로 향했습니다.

 

 

* 양자동역 정보

 

 

※ 현재 이 역은 여객 취급이 중지된 역입니다.

주소: 경북 경주시 강동면 인동리 727-2

찾아가는 방법: 경주시 버스 정류장 <양동민속마을 입구>에서 도보 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