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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경상, 부산, 울산, 대구/관광, 교통 2019. 4. 14. 00:14반응형
<포항 공항>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먼저 찾아간 곳은 구룡포읍에 위치한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대에 이곳으로 이주해 온 일본인들이 짓고 살았던 가옥 몇 채를 중심으로
조성한 거리로, 일제의 수탈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인 가옥 거리가 그렇게 긴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성된 구역 안에서는
일본 주택가의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로 일본인 가옥 거리라는 컨셉에 맞춰 정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 이 건물들에 지금도 살고 계신 주민 분들이나 가게 주인 분들이
화분을 많이 심어두고 계신 덕분에 꽃이 많아서 좋았어요... ㅎㅎ
단점이 있다면 이 날 날씨가 진짜 미친듯이 더웠는데,
그늘 진 곳이 거의 없어서 걷기 힘들었다는 것......? ㅜㅜ
자세히 보면 외관만 일본식으로 리모델링 해놓은 집들도 있었어요.
본래 이 거리에 적산가옥이 몇 채 안 남았어서 적산가옥이 아닌 일반 주택들은
거리 분위기에 맞춰 겉만 바꾼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 건물은 적산가옥을 개조해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로 이용 중이었어요.
조금 큰 2층짜리 목조 건물인데다가, 전체적인 분위기도 일본풍이어서
진짜 일본 거리에서 볼 법한 가게 분위기가 풍겼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 잔 마셔볼까 했는데 불이 꺼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앞에서 본 곳 외에도 카페나 식당으로 영업 중인 곳들이
드문드문 보였는데 그냥 겉만 구경하고 지나쳤습니다.......
점심 먹을 곳도 포항 시내로 미리 알아봐두었고,
이후 여정도 있었기 때문에 시간 지체하지 않기 위해 쉬지 않고 열심히 돌아다녔거든요.
지금에서야 사진 꺼내면서 생각해보는데, 날도 더운데 좀 쉬엄쉬엄 둘러볼 걸 그랬습니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여기저기 예쁜 화분이 많아서 눈은 즐거웠어요.
거리 안쪽으로 들어오면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구룡포 근대 역사관>이 보입니다.
이곳은 하시모토 젠기치라는 사람이 살았던 적산가옥을 개조해서 만든 근대 역사관입니다.
집 앞 정원도 일본식으로 꾸며놓았어요.
신발을 벗고 들어와 내부 관람을 해봅니다.
이 때가 한여름이라 정말 더웠습니다.
관람하러 안으로 들어온 것도 있지만, 사실 더위 피하려고 들어온 이유도 있었어요... ㅋㅋㅋ
구룡포 근대 역사관 내부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구룡포 일대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특히 일본인들의 진출과 그들의 수탈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1920년대 일본이 이곳에 항구를 건설한 이후로 일본 배들이 드나들었고
그 때부터 이 일대의 어업은 일본인들이 장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인들은 지금의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를 중심으로 거주하면서
이 일대의 고기잡이를 싹쓸이하기도 하고, 또 본래 거주민인 조선인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등 악행을 일삼았다고 해요.
1930년 구룡포의 지도.
당시에 꽤 많은 근대식 건축물들이 세워져 있었던 것 같았어요.
전시관 건물은 내부도 본래 상태가 보존되어 있어서
그 당시 일본인들의 생활 모습이 어땠는지도 알 수 있게 전시해두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부엌.
안방의 모습도 재현해두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 하나만 보면 정말 평범해보이고 평온해보이는 모습이지만,
그 이면에는 조선인들에 대한 수탈과 횡포가 있었던 것을 떠올려봅니다.
식민지 조선으로 건너와 살던 평범한 일본인들은 대체로
일본 내에서 생활이 곤궁했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조선에서의 횡포와 약탈이 정당화되지는 않겠지요.
이곳에 와서 살던 그들은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을까,
자신들의 행동이 악한 것이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을까,
자신들의 번영 이면에는 누군가의 피해와 고통이 있었음을 자각하지 못한 걸까,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여러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이런 장면을 보게 되었더라면
아, 그냥 과거의 일본인들은 이렇게 살았구나- 하면서 지나쳤을 장면이지만,
일제강점기-식민지 조선이라는 배경을 함께 생각하면서 보니
일본인들에게는 평범했을 일상이 하나도 평범해보이지 않았고,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만 들었습니다.
가옥 거리를 한 번 쭉- 둘러본 다음,
이번에는 일본인 가옥 거리 입구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긴 돌계단을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이 돌계단은 본래 일본인들이 지은 신사로 올라가는 길로,
계단을 오르면 도달하는 뒷산에는 일본식 신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해방되자마자 신사는 철거되어 현재는 구룡포 공원이라는 이름의
작은 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계단 좌우에 서 있던 돌기둥에 새겨진
일본인들의 이름은 해방 직후에 시멘트로 덮어버려 그 흔적을 지워버렸습니다.
일본인들의 이름이 새겨졌던 부분은 뒷면으로 돌려놓았고,
대신 새로운 앞면이 된 부분에는 1960년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들의 위패를 봉안할
<충혼각>을 세우는 데에 도움을 준 후원자들의 이름을 새겨두었다고 합니다.
계단은 꽤 가파르기도 하고 많기도 합니다...
더워서 잠깐 오르는 것도 힘들었어요 ㅜㅜ
계단을 올라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용 조각!!
이곳 구룡포는 인근 바다에서 10마리의 용이 승천하다가 1마리가 떨어졌다는(...) 전설이 있는 곳인데요.
그 전설에 등장하는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조각이었어요.
그 뒷편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충혼각이 있었습니다.
본래 이 자리에 있던 일본 신사를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세운 것이라고 해요.
크... 사이다이 곳은 살짝 높은 언덕이라서 바다도 훤히 내려다 보여 경치도 좋았습니다.
저는 공원 한쪽에 설치된 정자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
* 포항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 정보
주소: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45
찾아가는 방법: 포항 버스 200, 210번 탑승, <구룡포근대화거리> 정류장에서 하차. 길 건너편에 위치.
전화번호: 054-270-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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