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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여행 :: 오죽헌강원/관광, 교통 2016. 1. 14. 21:14반응형
시내에서 경포해변으로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경포해수욕장으로 가기 전에 오죽헌과 선교장과 같은
강릉의 오랜 고택을 지나가게 됩니다.
선교장은 전 날에 다녀왔으니 오늘은 오죽헌에 들렀다가 가기로 했어요.
오죽헌은 조선 중기의 여류 예술가인 신사임당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며,
그녀의 아들이자 조선시대 대표적인 학자였던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5천원권에 등장하는 율곡 이이에 이어 몇 년 전부터
새로 발행된 5만원권에 신사임당이 등장하면서
모자가 함께 화폐 인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실로 엄청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튼 이로 인해
오죽헌은 세계 최초로 모자 화폐인물이 탄생하게 된 저택이 되었습니다.
오죽헌 입구에 서 있는 큼직한 이정표에도 이와 같은 내용의 문구가 담겨져 있어서
강릉 시에서도 이를 적극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입장권 한장으로 오죽헌과 강릉 시립박물관을 함께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간이 없어서 오죽헌만 보고 나왔어요.
* 강릉 오죽헌 정보
주소: 강원도 강릉시 율곡로3139번길 24 오죽헌
관람 시간: (하절기) 08:00-18:00, (동절기) 08:00-17:30 (매표는 마감시간 30분 전까지)
입장료: 3,000원 (성인 기준)
입구를 지나면 율곡 이이의 동상이 나옵니다.
책 펼쳐주시면서 공부 좀 하라고 훈계하시는 어르신 같음(...).
이 구역의 핵심 장소라고 할 수 있는 오죽헌 주변으로는
현대 공원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공간이 구성되어 있었구요.
그와 함께 박물관들이 있었어요.
전 날 갔던 선교장도 깔끔하게 정리한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현대식 공원 같다는 느낌까지 들지는 않았는데요.
오죽헌은 그 주위로 이질적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현대 공원스러운 경관이 펼쳐져 있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박물관 건물들의 외관은 전부 한옥 양식이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질적인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뭔가 오죽헌이 현대 공원 안에 갇힌 느낌이었다고 해야할까요.
한국의 전통 주택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는 선교장이 훨씬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오죽헌 내에 있는 사랑채, 안채 등도 20여년 전에 새로 복원한 것이기도 하구요.)
시간이 없어 박물관들은 뒤로 하고 오죽헌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곳이 있어서 '거기 서면 뭐가 어떻게
보이길래 줄을 서 있나' 하며 가보았는데요.
바닥에 5천원 구권에 나온 오죽헌을 찍은 장소라고 표시된 곳이었어요.
다들 그곳에 서서 기념 사진도 찍고, 지폐에 나온 것과 같은
풍경 사진을 한 번씩 찍고 가더라구요 ㅋㅋㅋ
위 사진이 옛 5천원에 들어 있었던 오죽헌의 풍경입니다.
기억 나시려나요?
저는 기억이 안 나서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아, 여기네-.' 하며 기억해냈어요 ㅋㅋㅋ
오죽헌으로 들어가면 정면으로는 소나무에 살짝 가려진 채 서 있는
문성사라는 이름의 사당이 보입니다.
원래 이 자리에는 지금은 북쪽 구석으로 밀려난
어제각(御製閣)이라는 작은 건물이 있었던 자리인데요.
1975년 오죽헌을 성역화하는 정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새롭게 지은 곳으로, 이이의 영정을 모시고 있습니다.
흰색 심의와 검은 복건을 쓰고 있는 이이의 영정입니다.
문성사에 서서 우측을 보면 정면 3칸, 측면 2칸 짜리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이곳이 바로 율곡 이이가 태어났다고 전해지는 오죽헌입니다.
오죽헌은 조선 초기에 지어진 건물로, 현재까지도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어
보물 제 16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이는 외가인 오죽헌에서 태어나 6살까지만 살았으며,
이후에는 본가인 파주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본래 오죽헌은 별당에 해당되는 곳이었으나,
본채는 소실되었고 오죽헌만이 남아 지금은 이 별당 건물의 이름이
이 집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별당 오죽헌 옆으로는 오래된 고목이 한 그루 보이는데요.
이 나무는 1400년 경에 오죽헌을 건립하면서 심은 매화 나무입니다.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율곡매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은 매화 그림을 여러 장 남겼으며,
맏딸의 이름을 매창(梅窓)이라고 지을 정도로 매화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집 안에 심어져 있었던 매화 역시 평상시에 매우
아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별당 옆으로는 1996년 오죽헌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새로 지은 사랑채와 안채가 보였습니다.
사랑채와 안채는 가볍게 둘러보기만 했어요.
마지막은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어제각입니다.
이 건물은 원래 먼저 봤던 문성사 자리에 있었으나
정화사업 이후인 지금은 따로 담으로 둘러쳐진 공간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율곡 이이의 저서인 <격몽요결>과
그가 어린 시절에 사용했던 벼루가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1788년 정조는 율곡 이이의 벼루와 그가 친필로 쓴
<격몽요결>이 오죽헌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듣고
이를 한양으로 가져오게 하여 직접 본 후에,
벼루 뒷면에는 이이를 찬양하는 글을 쓰고 <격몽요결>에는
머릿글을 지어 다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강릉으로 다시 돌아온 책과 벼루를 보관하기 위해 지은 것이
지금의 어제각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정비와 복원을 거치면서 고택의 느낌보다는
현대화된 박물관의 느낌이 들어 예스러운 분위기는
많이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던 오죽헌.
하지만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라는 위대한 인물들이
태어난 곳인만큼 한 번쯤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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