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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여행 :: 강릉 대도호부 관아 (임영관)강원/관광, 교통 2016. 1. 13. 01:12반응형
계속해서 강릉 대도호부 관아 이야기입니다.
임영관 삼문이라고 불리는 객사문을 제외하고 남은 부분은 최근에 복원된 것들입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칠까 싶었지만,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크고
다양한 건물들이 복원되어 있어서 한 번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 강릉 대도호부 관아 정보
주소: 강원 강릉시 임영로131번길 6 임영관
입장료: 무료
고려시대인 936년에 83칸의 규모로 창건된 이 관아는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수 차례 중수와 증축을 반복하며
강릉 지역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1927년 일제가 삼문을 제외한 남은 부분을 헐어버렸고,
그 후 관아 자리에는 강릉보통학교와 구 강릉 경찰서가 차례로 들어섰습니다.
이후 경찰서가 이전하면서 공터로 남게 되었고,
1993년에 시청사를 짓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던 중 유구가 발굴되어
발굴 조사를 거쳐 사적 제 388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들어와서 남아있는 자료를 토대로
강릉 대도호부 관아를 복원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네요.
이 관아는 객사 건물의 이름인 임영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고,
특히 고려시대에 세워진 객사문은 지금도 임영관 삼문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여전히 임영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재는 관아 전체 구역이 복원되면서 공식 명칭으로 강릉 대도호부 관아라고 쓰고 있습니다.
강릉은 영동지방의 중심지로서 군사적·행정적으로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에
고려 말 이후부터 1895년까지, 대도호부로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 대도호부는 부(ex. 한성부, 평양부 등)보다는 중요도가 떨어지지만,
도호부보다는 중요도가 높은 지역에 지정된 행정구역이었다고 해요.
임영관보다는 대도호부 관아라는 지금의 공식 명칭이 뭔가 더 있어보이기는(...) 해요.
'강릉대도호부관아'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2층짜리
큼직한 아문을 지나 그보다는 조금 아담한 중문을 지나면
수령이 행정 업무를 보던 동헌 건물이 나옵니다.
너무 새 건물 티가 나서 역사 유적같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동헌 옆에는 별당이 있었는데요.
이 건물은 현재 강릉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었어요.
문화유산에 이게 뭔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새로 복원된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이 도서관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도호부 관아도 들락날락하겠죠.
저는 문화유산이 외부나 공기에 노출되면 안 된다던지 하는 극단적인
상태에 처한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보존·박제시키는 것보다는
가능하다면 사람들이 계속해서 이용하면서 상시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문화유산으로 보존된다면
그 문화유산의 역사는 계속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민들도 일상 속에서 전통과 문화유산을 친밀하게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보거든요.
물론 부실한 관리와 떨어지는 시민 의식은 숭례문 방화 사건과 같은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테니 언제나 주의해야겠지만요.
동헌 구역 서쪽으로는 의운루라는 누정이 세워져 있었어요.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좋게 조금 높은 위치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보통 보호해야 하는 문화재는 안으로 못 들어가게 막아놓기도 하는데요.
이것 역시 새로 복원한 것이어서 그런지 신발만 벗고 들어가시라고 써 있었어요 ㅋㅋㅋ
들어가보면 시민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의자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다 좋은데 겨울이라 바닥이 너무 차가워서 양지만 찾아서 서 있었어요 ㅋㅋㅋ
의운루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에요.
지금은 주변에 비교적 높은 건물들이 세워져 있어서
기대했던 것처럼 멀리 내다볼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관아를 전체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어요.
다음은 객사 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포스트에서 소개해드렸던) 임영관 삼문을 지나서 안으로 들어오면
임영관 건물이 나옵니다.
객사는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셔두고 정기적으로 예를 올리던 장소였으며,
외국 사신 또는 중앙에서 관리들이 왔을 때 숙소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국왕, 외국 사신, 중앙 관리들과 관련된 장소였기 때문에 실제 그 고을의 행정을 맡고 있던
수령이 사용하는 동헌보다도 격이 높은 장소였다고 해요.
임영관은 가운에 전대청을 두고, 양 옆으로 동대청과 서헌이라는 건물이 있어
날개처럼 길게 뻗은 형상을 하고 있었어요.
그 앞으로는 명확한 용도는 알려지지 않은 중대청 건물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 나머지 공간은 아직 복원이 덜 된 것인지 아니면 자료가 없는 것인지
공터로 남아있어서 조금 휑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주요 건물들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칠사당을 찾아가보는 것으로 관아 답사(?)를 마치기로 했어요.
(분명히 가벼운 여행이었는데 언제 갑자기 답사가 된 거지......?)
최근에 새롭게 지어진 관아의 대부분의 건물들과 달리
칠사당은 1867년에 지어진 건물로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7호로 등록된 건물입니다.
원래는 7가지의 정사를 돌보는 관청 건물이라고 하여 칠사당이라고 불렸다는데요.
1866년 군영으로 쓰인 이후 일제강점기에도 수비대가 사용하여
한동안은 군사업무를 담당하던 건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해방 이후 1958년까지는 강릉 군수의 관사로 사용되다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현재는 이와 같이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정면 7칸, 측면 3칸 규모에 정면에는 누마루를 붙였고,
측면과 뒷면에도 툇간을 더하여 육중한 관청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어요.
그러면서도 팔작 지붕의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곡선미가 느껴져
전체적으로 크고 아름다운(...) 그런 건물처럼 보였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볼 수는 없지만, 한 바퀴 둘러볼 수는 있어서
측면과 뒷면에 덧대어 만든 툇간과 툇마루도 보고 나왔어요.
똑같은 관아 건물이지만 역시 세월의 흔적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먼저 보았던 (복원된) 건물들을 보았을 땐 드라마 세트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칠사당을 볼 때는 그 오랜 역사의 흔적과 무게가 느껴져
저절로 감탄하게 되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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