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여행 #3 - 군산 근대 역사 박물관

 

 

 

 

군산 여행 #3 - 군산 근대 역사 박물관

 

군산에 온 다음 날, 외가로 출발하기 전에

어제 다 둘러보지 못한 군산의 볼거리들을 보고 가기로 했어요.

 

 

오늘은 근대 역사 박물관을 가봅니다.

 

 

군산 근대 역사 박물관은 군산항 바로 옆에 있습니다.

주변에 군산 세관, 구 일본 제 18 은행 등 다른 근대 문화 유산들이 있지요.

 

 

박물관 야외에도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 저는 이게 눈에 띄었어요.

한 눈에 봐도 한국의 전통적인 석탑과는 생김새가 많이 다릅니다.

 

군산화교소학교 석탑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석탑은

일본식 석탑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중앙에 구멍을 통해 전선을 설치하여 각 층에 전깃불을 밝혔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와 근대라는 두 가지 특징을 모두 담고 있는 그런 석탑이었어요.

 

 

이제 안으로 들어가봅시다 ㅎㅎ

 

군산 근대 역사 박물관은 크게 해양물류역사관과 근대생활관,

그리고 기획전시실, 어린이 체험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먼저 1층에 있는 해양물류역사관부터 들어가봤어요.

이곳은 군산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이었어요.

박물관 이름은 근대 역사 박물관이지만,

이쪽은 근대 이전 군산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군산은 근대 시기에 개항을 한 뒤 빠른 속도로 성장한 도시로 알려져 있지요.

사실 저도 그 이전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요.

이곳에서는 전근대 시기 군산의 역사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은 3층에 있는 근대생활관으로 가봤습니다.

이곳은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재현한 공간인데요.

근대 역사 박물관에서 가장 재미있는(?) 공간인 것 같습니다 ㅎㅎ

 

 

1930년대 군산에 존재했던 11채의 건물을 재현했다고 합니다.

 

 

각종 가게들, 항구, 극장, 학교 등 다양한 건물들이 재현되어 있었구요.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분위기는 예전에 오사카 여행 때 갔던 오사카 주택 박물관에 재현 공간과 비슷했어요.

일제강점기 시기, 그것도 일본인이 많이 거주한 도시였던 군산을 재현한 공간이라

일본 느낌이 많이 나는 것 같았어요.

 

사실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여행을 하다 보면

동국사나 히로쓰 가옥과 같은 일본식 건축물 때문에 일본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하지요 ㅎㅎ

 

 

 

 

이쪽은 군산항을 재현한 모습입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부잔교도 재현되어 있네요.

그리고 배 위에는 일본으로 수탈되는 쌀이 한 가득 쌓여있는 모습도 보이구요.

 

 

항구 옆 쪽으로는 극장도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상영 중인 흑백 영화를 볼 수 있었는데요.

공간이 어두컴컴한데, 영화까지 흑백 영화가 나와서 조금 무서웠어요. ㄷㄷㄷ

그래서 그런지 극장 안을 구경하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 ㅋㅋ

 

 

나름 깨끗하고, 멋진 건물들 사이에 보였던 이 집은 토막집(혹은 토담집)이라고 불린 집입니다.

움막과 초가집의 중간 형태(?) 같아 보이는 토막집은

당시 도시의 빈민들이 살던 집이라고 합니다.

화려해보이는 도시 풍경 뒷편으로는

이렇게 초라한 조선인 도시빈민들의 거주공간이 있었던 겁니다.

참 모순적이지요.

 

이 집에 살았을 조선인 빈민들을 생각하며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어낸 일제를 욕하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도 이와 별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참 씁쓸했어요.

 

 

마지막으로 볼 곳은 재현된 역사 모습입니다.

이곳에는 임피역과 군산역이 재현되어 있었는데요.

군산역에는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임피역만 사진을 찍었어요 ㅎㅎ

 

 

임피역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표(?)도 비치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요.

제가 갔을 때는 다 떨어졌는지(...) 하나도 없었어요 ㅋㅋㅋㅋㅋ

 

참고로 옛 군산선은 지금은 군산화물선으로 개칭되었고,

군산역은 시 외곽으로 이전해 장항선으로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임피역 역시 지금은 여객취급을 하지 않는 간이역이 되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