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역 맛집 - 동무밥상 (북한음식)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홍대에 다녀왔어요-

영화 <컨택트>를 보고, 존잼이었음-!! 저녁은 합정역 근처에 있는

북한 음식 전문점 <동무밥상>에서 먹기로 했어요 :)

이 식당은 평양 옥류관 출신의 요리사인 탈북자 윤종철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해요.

북한의 대표적인 식당인 옥류관에서 일했다는 특별한 이력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곳인데다가 최근에는 tvN의 인기 프로그램인 <수요 미식회>에도

나와서 더욱 유명해진 식당이라고 합니다.

옥류관에서 일하던 요리사가 탈북할 정도라는 건

북한이 얼마나 막장 상황인지를 알려주는 것이기도 :0... 왜 안 죽냐 꿀꿀이 정은아

유명한 곳이지만 식당에 앉을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서 웨이팅을 각오해야 하며,

여-유로운 분위기에서의 식사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저희도 합석을 해서 식사를 해야했고, 먹는 내내 조-금 정신이 없었어요.

메뉴가 붙어 있던 곳에 키-큰 외쿡인 아조씨가 앉아계셔서 

메뉴 사진도 따로 못 찍었네요. 흑흑...

대표 메뉴만 간략하게 소개해드리면,

평양냉면(\10,000), 오리국밥/오리국수(\8,000), 찹쌀순대(\12,000), 평양만두(\8,000)

요 정도 였습니다 :)

저희는 평양 냉면과 평양 만둣국, 

그리고 찹쌀 순대와 겨울 한정(?)으로 나오는 듯한 녹두 빈대떡까지 시켰어요.

주문 후 기본 찬으로 배추 김치와 깍두기, 그리고 콩나물 무침이 나왔어요.

모두 북한식인지 반찬들 맛이 평소 먹던 것들이랑 조금씩 달랐어요.

그나마 콩나물 무침이 가장- 무난했고,

배추 김치는 살짝 묘한 맛이 나면서도 시원-해서 좋았구요. 얘는 녹두 빈대떡이랑 먹으면 딱임!

깍두기는 정말 무슨 맛이라 해야할지 모를 매운 맛이었어요.

매운 맛이 아니라 좀 쓴맛 같다고 해야하나.......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찹쌀순대-!

12,000원이라는 가격에 비해서 양은 적은 편이었어요.

하지만 맛은 진짜 괜찮았어요-!!

쫀득쫀득 찰지는 맛에 구수한 향과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게 평양식 순대인가-? 해서 동무밥상 관련 기사를 찾아봤는데요.

아 이건 함경도식 순대라고 하더라구요.

윤종철 아조씨가 평양 옥류관 요리사 출신이기는 하지만,

태생은 함경도라 함경도식 순대로 만들어 파는 듯 했습니다.

평양식 순대는 채소가 많이 들어가는 반면에, 

함경도에서는 돼지고기와 선지와 같이 비싼 고기가 많이 들어간다네요.

다음으로 나온 것은 제가 주문한 평양 냉면이에요.

보자마자 눈에 띄었던 것은 굵은 면발에 푸짐-한 양!!!!!

육수는 소고기와 닭고기 육수를 섞은 것이라고 하구요.

고명은 삶은 계란 반 개와 소고기 수육, 무김치와 오이, 배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통 들깨도 촥촥- 뿌려져 있더라구요.

육수 맛은 다른 곳들에 비하면 꽤 수수한 편이었어요.

모스크바의 북한 식당 <고려(КОРЁ)>의 경우 간장 양념이 올라가 

뒷 맛에 짭쪼롬한 간장 맛이 났고, <을지면옥> 냉면에서는 고추가루를 뿌려 칼칼한 뒷맛을,

그리고 가장 최근에 다녀온 <평래옥>은 육수 자체에서 짭쪼롬하고 시원한 동치미 맛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요. 여기는 그런 부가되는 맛은 따로 없었어요.

정말 고기 육수 맛만 은은하게 퍼지더라구요.

http://mtssc.blog.me/220897663508 (모스크바 고려, 2015년)

http://mtssc.tistory.com/460 (을지면옥, 2016년)

http://mtssc.tistory.com/515 (평래옥, 2017년)

굵직한 면에서는 다른 곳과 달리 메밀 향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구요.

곱배기가 아니었는데도 양이 꽤 많았어요. 면을 조금 남겼음... 아까워랑... 흑흑 ㅠㅠ

면 뿐만 아니라 소고기 수육도 두툼-하고 맛있었어요. 고기 누린 맛도 안 났구요-!

이건 같이 간 형님께서 시킨 평양만둣국(\8,000).

야채 고명 듬뿍에 계란도 풀어져 탁한 국물의 만두국에 익숙했던 터라

맑은 국물에 만두 네 개가 둥둥 떠 있는, 비교적 초라한 비주얼에 조-금 당황했어요.

밥은 작은 공기로 하나 가져다 주시던데, 밥이 좀 질더라구요.

의도한 것인지 물을 잘못 맞추신 것인지는 잘 모르겠음.......

저도 만두를 하나 먹어봤는데요.

고기 냄새도 안 나고 고소하면서도 단짠단짠하게 간도 적당히 잘 배어있어 맛있었어요-!

<평래옥>에서 먹은 만두가 숙주가 들어가서 씹히는 맛이 강했는데,

이건 그런 건 좀 덜한 만두였어요 :)

저는 냉면을 먹어서 배가 빵빵-해져갔지만, 형님에게는 만둣국 양이 적어보여서

녹두 빈대떡(\10,000) 한 장을 추가로 시켰어요.

정식 메뉴에는 없었고 겨울 한정인 것처럼 따로 

붙어 있어서 빈대떡의 존재를 나중에 발견한 이유도 있습니다 ㅎㅎ;;

이건 겉은 바삭하고 속을 부들부들해서 맛있는데 먹다 보니 좀 느끼하더라구요.

양념장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거보다는 기본 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함께 먹는 게 더 개운하고 맛있어요-!!

적당히 느끼하니 정말 술 안주 스타일이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가 좀 덜 불렀다면 여기서 파는 대동강 맥주 한 병 시켜서 맥주랑 같이 먹었을텐데

배가 너-무 불러서 맥주는 안 시켰어요.

빈대떡도 쪼금 남겼음 흑흑... 그런데, 대동강 맥주는 어떻게 들여온거지-?!

뭐랄까- 친숙한 요리들이면서도 이북 음식이라 맛들이 묘-하게 달라서

하나씩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거기다 맛도 꽤 괜찮았구요.

하지만 가게가 좁은 편이라 여유롭게 식사할 분위기가 아니었고,

냉면을 제외하고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편이었어서

일부러 또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은 그닥 들지 않았어요.

그냥 한 번쯤, 이색적인 요리가 먹고 싶다- 할 때 찾아가보면 괜찮을 곳이었습니다 :)

* 합정 동무밥상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진길 10

찾아가는 방법: 서울 지하철 2호선, 6호선 <합정역> 7번 출구에서 도보 2분.

영업시간: 11:30-20:30 (일요일은 11:30-17:00), (Break Time 14:30-17:30)

휴무일: 월요일

전화번호: 02-322-6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