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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여행 - 소쇄원 (조선시대 정원)전라, 광주/관광, 교통 2021. 4. 26. 15:09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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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늦잠 자고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왔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점심을 먹고 #담양 #소쇄원을 방문하는 것이 계획이었는데요. 차 타고 이동하며 뭘 먹을까 고민만 하다가 결국 아무데도 들어가지 못하고(...) 그냥 담양으로 넘어와버렸어요 ㅋㅋㅋㅋ
우유부단.......둘 다 크게 배가 고프지도 않았어서, 일단은 소쇄원 관람부터 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답니다.
저는 거의 10년 전쯤, 혼자 소쇄원을 가본 적이 있어서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어요. 첫 방문 때는 한겨울이었어서 다른 관람객이 없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풍경이 조금 황량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한창 꽃이 피는 봄에 방문을 하게 되는 거라 더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출발 전부터 큰 기대가 되었어요.
소쇄원으로 향하는 887번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광주호 의 풍경도 보이고, 길가에 활짝 핀 벚나무들도 많아 나들이 가는 기분 느끼기는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맑고 화창해서
바람은 좀 많이 불었지만좋았어요. 확실히 여행은 날씨 운이 중요한 것 같아요 ㅎㅎ그리고 소쇄원 입구에 도착!
입구에 소개된 설명문과 안내도를 살짝 봐줍니다. 같이 온 지인은 이번이 첫 방문이라 소쇄원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더라고요. 대충 이러이러한 곳이라고 설명해주고 얼른 들어갑니다 ㅋㅋㅋㅋ
소쇄원은 16세기 전반, 중종 재위 기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의 민간 정원이에요. 기묘사화와 연관된 인물로 잘 알려진 조광조의 제자였던 양산보가 처음 조성했다고 합니다.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유배되었다가 곧 사약을 받아 죽게 되자, 제자 양산보는 낙향하여 은둔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면서 이 정원을 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은둔 생활의 터전으로 지은 정원이지만, 그 경치가 빼어나게 아름답다 보니 조선의 많은 선비들이 이곳을 찾아와 교류하게 되어 일종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고 해요.
다만 현재의 소쇄원은 양산보 시절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정유재란으로 한 차례 소실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양산보의 후손들이 다시 재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인 2,000원으로, 이 티켓을 가지고 근처에 있는 #가사문학관 에 가면 50%까지 할인이 된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이번 방문 때 가사문학관에 가지 않았어요.
소쇄원 입구 쪽에는 크지 않은 물길이 있는데요. 맑은 물 위를 노니는 오리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
대숲 사이를 가로지르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규모가 큰 대숲은 아니지만, 이 길을 지나면 왠지 모르게 은밀하게 숨겨져 있는 비밀 정원(?)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듭니다. 참고로 정원보다 대나무 숲을 더 좋아하신다면, 소쇄원보다는 같은 담양에 있는 #죽녹원 을 방문하시는 게 더 좋을 겁니다 :)
돌담이 둘러싸고 있는 공간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계곡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정자와 꽃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관람하고 있었어요.
계곡 높은 쪽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에요.
이 정원은 인공미가 넘쳐나는 정원이 아니라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며 조성한 정원이에요. 그러면서도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당시 선비들이 꿈꿨던, 신선이 살 것 같은(?) 이상적인 공간을 구현해내려고 했는데요. 그런 목적을 위해서 부분적으로 인공적인 요소가 첨가된 것이라 합니다.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인공적 요소가 가미된 곳이다 보니, 언뜻 보면 자연 계곡에 정자만 덩그러니 세워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정원 같지 않은 느낌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사람의 손길이 곳곳에 닿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 속에서도 나무로 만든 수로가 보이죠?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다보니 시선을 확 사로 잡을 만한
SNS용(...)사진 찍기는 더럽게 어렵지만, 관람자가 직접 정원을 거닐면서 풍취를 즐기기에는 더 없이 좋은 정원입니다. 특히 다른 관광객이 없을 때 조용히 정자에 앉아 정원의 풍취를 감상하면 정말 신선 놀음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정원을 감싸고 있는 담장은 정원 안쪽의 세계와 바깥 쪽의 세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담장 아래에 구멍을 통해 물이 지나가도록 하여 수문의 역할도 하고 있지요.
정원을 크게 한 바퀴 둘러본 뒤, 계곡 바로 앞에 서 있는 정자인 #광풍각 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정자가 광풍각으로, 소쇄원에서 사랑방 역할을 하는 건물이에요.
크지는 않지만 마루도 있고, 온돌방도 있습니다. 온돌방으로 들어가볼 수는 없지만, 마루에 걸터 앉을 수는 있는데요. 위치상 정원을 다 둘러보기 좋아 광풍각 마루에 앉아서 정원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면 기분이 참 좋아요 ㅎㅎ
광풍각 좌측에서는 굽이굽이 계곡물이 흘러내리고, 정면에서는 통나무 수로를 거쳐 온 물이 인공으로 조성된 폭포가 되어 계곡 아래로 떨어집니다.
자연스러운 물길과 인공적인 물길이 묘하게 어우러진 풍경이었는데요. 소쇄원에 들어올 때만 해도 너무 세게 불었던 바람은, 어느새 기분 좋은 살랑바람으로 변하여 이 기묘한 풍경과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여기 멍하니 앉아 있을 땐 정말 신선 놀음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참고로 맞은 편 인공 폭포에 앉아서 사진 찍는 것도 나름 예쁘게 나옵니다! ㅋㅋ
광풍각 뒷편에는 #제월당 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높은 단 위에 세워두어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정원의 주인이 독서를 하던 공간이었다고 해요.
아래로는 계곡이 내려다보이고, 뒤로는 울창한 숲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으며, 주위 곳곳에는 꽃나무들이 심어져 있으니 아, 정말 독서하기 너무 좋은 분위기 같았습니다.
한창 봄꽃이 필 시기였어서 돌아다니며 꽃 구경도 하고, 꽃 앞에서 사진도 찍고 놀고요 ㅎㅎ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나(?) 수로에 발을 담그고 물을 핥짝핥짝 마시는 백구도 보고,
적당히 힐링 타임을 보내다가, 다시 정원을 빠져 나왔습니다.
10년 만에 재방문한 소쇄원은, 정원이다보니 겨울보다는 봄의 경치가 훨씬 아름다웠습니다. 겨울의 소쇄원은 살짝 황량한 느낌이 들었지만, 봄은 생기 가득하여 분위기 자체도 밝고요. 이 정원이 구현하고자 했던 이상적인 세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더 좋았어요. 잘은 모르지만, 조선 시대의 선비들은 이런 분위기를 좋아했나보다~ 하면서 그들의 감성을 간접 체험해보는 기회도 되었답니다.
저야 10년 전 첫 방문 이후로 정말정말 다시 오고 싶어했던 곳이라, 소쇄원만 방문하고 다시 광주로 돌아가도 만족스러웠는데요. 사실 다른 분들이라면 소쇄원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 이곳만 방문하면 조금 아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땐 인근에 있는 가사문학관이나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죽녹원 등과 연계하여 여행하신다면 더 알찬 여정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 담양 소쇄원 정보
주소: 전라남도 담양군 가사문학면 소쇄원길 17
찾아가는 방법: 광주 버스 충효187, 또는 담양 버스 225 탑승, 버스 정류장 #소쇄원 에서 하차
관람시간: 5-8월 09:00-19:00 / 3,4,9,10월 09:00-18:00 / 11-2월 09:00-17:00
입장료: ₩2,000
전화번호: 061-381-0115
홈페이지: www.soswaew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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