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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별빛야행 - 도슭수라상서울/관광 2016. 9. 16. 15:30반응형
SNS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경복궁의 특별관람, <대장금과 함께하는 경복궁 별빛야행>!
티켓 가격이 무려 5만원(!)이나 해서 이건 뭔데 이렇게 비싼걸까 하고
프로그램 내용을 보니 기존의 고궁 야간개방과는 완전 다르더라구요.
우선 관람객들 우글우글 몰리던 기존의 경복궁 야간개방과 달리,
경복궁 별빛야행은 회당 60명 정도의 소수 인원만 입장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고궁의 야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겠더라구요.
게다가 최근 복원된 임금님의 수라상을 차리던 소주방에서 궁중음식도 맛볼 수 있고,
국악 공연 감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어서
이건 비쌀만 하다-! 는 생각이 들어 티켓 값 아까워하지 않고 바로 질렀어요 :)
다녀와보니 정말 잘 질렀다(!)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지요.
일반적인 야간개방과는 비교도 안 되게 좋았어요.
일반 야간 개장이 단순히 궁의 야경을 감상하고, 사진 찍으러 가는 분위기라면,
별빛 야행은 정말 궁궐에 초대받아 각종 문화 체험과 궁궐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한층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였거든요.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ㅎㅎ
원래는 형이랑 같이 갈 계획이었는데, 형은 일이 생겨서 아쉽게도 혼자 다녀왔어요 ㅠㅠ
보통 경복궁 오면 정문인 <광화문>을 통해 입장하고는 했는데요.
별빛야행은 <동정문> 앞에서 예약 확인 후 입장하도록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광화문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보게 되었네요 ㅎㅎ
제가 퇴근하자마자 바로 왔더니 너무 일찍 온 건지
아직 예약 확인을 해주는 접수데스크가 안 열었어요. ㅋㅋㅋ
대신에 일반 관람을 마치고 나가시는 관광객들만 실컷 구경(...) ㅋㅋㅋ
한 30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근처 벤치를 찾아 앉아서 좀 대기했어요 ㅎㅎ
입장 시간이 되어 다시 가보니 이번에는 접수데스크가 문을 열었습니다 :)
두 번째(!)로 예약 확인을 하고, 별빛 야행 프로그램 안내하는 소책자와
해설사 분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해설을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이어폰을 받았어요.
예약 확인을 하고 물건을 받아 동정문으로 들어오면
궁녀와 내시(?) 의상을 입은 분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맞이해줍니다.
직원 분들이 기념사진 촬영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시고
굉장히 친절하시더라구요 :)
다른 분들이 모두 들어오실 때까지 기다리면서
좀 전에 받은 소책자를 읽어보기로 합니다.
경복궁 별빛야행은 약 2시간에 걸쳐서 진행되며,
이 중 40분은 소주방에서 궁중음식체험 및 국악공연 관람으로,
그리고 나머지 80분은 해설사분과 함께 경복궁 한바퀴 돌며 야경을 감상하게 됩니다.
먼저 궁중음식체험으로는 '도슭수라상'이라는 음식을 먹게 되는데요.
왕과 왕비만 먹을 수 있던 12첩 반상의 수라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놋그릇으로 된 찬합형 도시락에 담아낸 것이라고 해요.
말 그대로 고-급 도시락 ㅋㅋㅋ
야간해설탐방 역시 일반적인 야간개방과는 개방되는 구역이 달라요.
볼 수 있는 구역이 더 넓습니다.
향원정과 집옥재와 같은 경복궁의 깊은 구역은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경회루 내부에도 올라가
경복궁 전체의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집니다.
오늘 포스트에서는 궁중음식체험 파트만 소개해드리며,
야간해설탐방 파트는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
자, 이 날 저와 함께 관람할 모든 분들이 입장하시고,
관람시간이 되어 예쁜 한복을 입으신 해설사 분을
따라 첫 번째 장소인 <소주방>을 향해 갑니다.
가는 길 좌측으로는 <근정전>이 보이네요.
근정전 역시 야간 탐방 중에 찾아갈 곳입니다 ㅎㅎ
관람로를 따라 곳곳에 예쁜 등불이 설치되어 있어서 걷는 길도 예뻤어요.
자주 오던 경복궁이지만, 장소 이동하는 여정도 하나하나 기억에 그대로 담고 싶을만큼
경복궁 전체가 예뻐 보였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
드디어 저녁 식사를 하게 될 소주방에 도착!
소주방 입구에서도 궁중 나인의 옷을 입은 분이 친절히 안내 해주십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자리는 이미 다 셋팅이 되어 있었고,
각자 정해진 자리로 안내를 받아 앉을 수 있었어요.
소주방 건물 사이의 마당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어요.
저 무대에서 공연이 진행된다고 하더라구요~
일행이 있는 팀은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고,
저처럼 혼자 온 사람들 역시 독상을 마련해주어서
모르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아서 참 좋았어요.
사실 전통적인 밥상 문화 또한 겸상이 아닌 독상 문화였다고 하죠 :)
마루 쪽에 자리를 안내 받은 분들도 있고,
이렇게 방 안 쪽에 자리를 배정받은 분들도 있었어요.
저는 마루 앞 쪽이었는데요.
공연이 진행되는 무대가 바로 앞으로 보이는 자리였어서 만족했어요 ㅎ
제 자리 :)
이미 준비된 도슭수라상이 보자기에 싸인 채 놓여 있었습니다.
조심스레 보자기를 풀고 층층이 쌓인 합을 분리시켜 펼쳐내니 멋진 한 상이 차려집니다.
실제 12첩 반상에는 밥과 국, 김치, 찌개류 등은 제외하고
12개의 반찬을 셈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밥, 국, 김치, 국을 제외하고 다 세어보니 12첩은 아닌 듯 해요 ㅋㅋㅋ
그래도 다양한 음식들이 한 상에 올라와 보기만해도 배불러지는 그런 밥상이었어요.
메뉴를 하나씩 살펴보면, 일단 밥과 배추김치, 오이 김치를 먹기 좋게 자른 오이 송송이,
그리고 게살을 발라내어 먹기 좋게 게딱지에 담아내는 꽃게감정,
탕평채와 전,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전복과 더덕,
그리고 육포로 만들어낸 육포장아찌, 샐러드 같은 맛에 새우가 들어간 새우잣즙채,
짜지 않으면서 감칠맛 나던 낙지 젓갈에 마지막으로 너비아니산적까지...!
휴. 많다다양한 음식들이 먹기 좋게 조금씩 골고루 나왔어요 ㅎㅎ
하나씩 먹어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음식들도 대체로 아주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심심하지도 않게 간도 잘 했고,
도시락 컨셉으로 미리 해놓은 음식이라 식어서 맛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런 것도 못 느낄 정도로 맛있었어요~
그리고 이거 먹으면서 생각한 건데요.
보통 혼자서는 한정식 집에 갈 수가 없잖아요 ㅠㅠ
근데 이렇게 혼자서도 먹기 좋게 한정식을 차려내니 참 좋더라구요.
요런 컨셉으로 파는 한정식 집들이 생기면 참 좋을 것 같은.......
보자기 풀고 밥상 차리는 동안 무대 쪽에서는 국악 공연이 준비 중이었습니다.
구중 궁궐 속에서 수라상을 생각나게 하는 도시락 밥상을 받고,
거기에 아름다운 음악까지 감상하니 정말 감동적인 식사 시간이었어요.
국악공연 중 촬영한 일부분을 소개해드립니다.
공연은 약 25분 간 진행되는데요.
익숙한 멜로디의 노래를 연주해주시기도 하고,
판소리도 들을 수 있는 등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셔서 지루하지 않아 좋았어요 :)
식사 후에는 후식으로는 오미자차를 주셨어요.
맛있는데 좀 많이 주시지 흑흑...
마지막으로 비틀즈의 명곡들을 메들리로 연주해주는 것으로 공연도 끝이 났습니다.
비틀즈 메들리 중에서 'Let It Be'의 국악버전의 경우,
코레일 열차 타고 종착역에 도착하면 들을 수 있는데요.
여기서도 렛잇비를 연주해주셔서 갑자기
최근에 기차 여행 다녀온 게 생각났었어요 ㅋㅋㅋ
뜬금없닼ㅋㅋ아름다운 국악 연주를 감상하며 궁중음식을 체험하는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나고,
이제 해설사 분을 따라 다니며 구중 궁궐에서의 야행이 이어집니다~
* 경복궁 별빛야행 정보
※ 참고로 이번 별빛야행은 9월 17일까지 진행되며,
이미 전석 예매 완료되어 추가 구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일정: 9월 1일(목) - 9월 17일(토) (휴궁일인 화요일에는 행사 없음)
관람시간: 1부 - 18:30-20:40 / 2부 - 19:50-22:00
참여인원: 회당 60명 한정
입장료: 5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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