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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세계유산 백제서울/공연, 전시, 스포츠 2017. 1. 19. 22:30반응형
기나긴 휴가, 공부하다가 틈틈이 마실 다니는 기분으로
동네 산책이나 다니지 않을까- 예상했건만...
휴가 전반부인 지난 주말에는 최강한파의 공격에,
후반부인 이번 주 중반부부터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공격까지.......
결국 대부분의 시간을 집돌이로 보냈어요(...).
물론 그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기대했던 휴가와는 굉장히 달라서 좀 슬펐지요 흑흑
그래도 추위도 물러가고 미세먼지도 기승을 부리기 전인 이번주 초반에
잠깐 짬을 내어 혼자서 슬렁슬렁-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어요 :)
요즘 제가 흥미를 가질만한 특별전들을 세 개나 하고 있더라구요-!!
고대 이집트의 보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이집트 보물전 - 이집트 미라 한국에 오다>와
최근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공주, 부여, 그리고 익산 지역의 백제 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하는 <세계유산 백제>,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중국 공예품을 통해 고대 중국인들의
생활 모습을 엿보는 테마 전시인 <옛 중국인의 생활과 공예품>까지.
세 가지 전시를 하루만에 다 보면 참 좋겠지만,
부지런하지 못한 탓에 오후 늦게 박물관에 도착해서 다 보는 건 무리겠더라구요.
그래서 <세계유산 백제>와 <옛 중국인의 생활과 공예품> 전시만 둘러보기로 했어요.
백제 유물 전시는 꼼꼼히 둘러보니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구요.
중국 공예품 전시는 전시 규모가 작아서 그보다 빨리 둘러볼 수 있었어요.
오늘 포스트에서는 먼저 본 전시, <세계유산 백제>전 먼저 소개해드립니다 :)
상설전시관으로 입장.
자주 오는 곳인데도 크-고 아름다운(...) 상설전시관은
언제나 제 기분을 들뜨게 합니다 ㅎㅎ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가진 유물을 만나게 될까- 하고 기대하게 돼요 :)
<세계유산 백제> 전시는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네요.
이번 전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드리자면,
<세계유산 백제> 특별전은 2015년 7월 공주, 부여, 익산에 있는
백제 유적들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리는 특별전시라고 합니다.
따라서 백제 전체 역사에 대한 전시가 아닌 웅진, 사비시대의
백제의 유물만 전시되고 있었어요.
물론 한성 백제 시절의 유물들은 상설전시관에 전시 중이니
시간과 체력만 뒷받침된다면 백제 전 시기의 유물들을 훑어볼 수 있습니다 :)
전시는 크게 3부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1부는 도성. 백제 도성의 생활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게 하는 공간이었어요.
2부는 사찰. 백제 사찰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지요.
마지막 3부는 능묘. 능묘에서 발굴된 화려한 장식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1부 도성 전시부터 시작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4-50cm 정도 되는
커-다란 기와를 조립해서 만든 도수관(導水管)이었어요.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당시 사비성에는 상하수도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적지에서 출토된 목간들.
백제는 남아있는 기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이렇게 짤막한
글귀가 적혀 있는 목간 조차도 굉장히 중요한 연구 자료로 활용되지요.
무더기로 우르르르- 쏟아져 나오면 더 좋을텐데.......
이것은 공주 공산성에서 출토된 옻칠 갑옷이에요.
처음엔 멀리서 보고 웬 다시마 무더기(...)가 전시 되어 있나하고 봤더니
ㅗㅜㅑ... 고-급스럽게 옻칠을 한 갑옷이었어요.
이 갑옷에는 당나라 연호인 정관 19년(645년) 새겨져 있어
백제 말기의 갑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건 뭔가 귀여운 동물(?) 형태의 토기라서 어머- 이건 뭘까-? 하고 봤는데요.
변기래요(...).
유물들은 문헌들이 전해주지 못한 당시의
아-주 기본적인 고대인들의 생활 모습까지 보여주지요.
맨 왼쪽에 있는 것은 여성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오른쪽 두 개는 남성용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특별히 오른쪽 변기들은 호랑이를 닮았다고 하여 호자(虎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네요.
이건 변기 옆에 있던 기다란 막대기들.
젓가락처럼 생기기는 했는데 배출하는 것 받아내는(...) 변기 옆에
음식 먹는 도구인 젓가락을 둘 리는 없죠.
이건 응아하고 난 뒤에 뒷처리 하는 도구였대요(...).
사진에서 냄새나는 것 같아응-아! 한 다음에 저걸로 뒤를 슥삭슥삭... 하고 물로 닦았겠지요.......
상상하면 조금 우습고 민망하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이었을거예요.
이런 유물들 역시 당시 사람들의 생활이 어땠을지를 짐작케 하는 아주 중요한 것들입니다.
주로 작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한 쪽으로는 꽤 큰 유물도 있었어요.
이건 토제(土製) 굴뚝-!!
옆에 있는 뚜껑이 원래는 저 위에 붙어 있어야 하나봐요.
백제의 도성 생활에 이어 2부, 백제의 사찰들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가장 먼저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들부터 만나봅니다.
왼쪽에 보이는 유리 조각들과 도가니는 사찰에서도 자체적으로
공방을 가지고 유리 제작을 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금동으로 만든 풍탁(風鐸)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풍경(風磬)이라는 단어로 많이 부르는 것 같아요.
종의 형태를 가진 풍탁은 처마 끝에 매달고, 여기에 바람판을 연결해두어
바람이 불면 소리를 내게 되지요.
요즘도 절에 가서 처마 밑에 멍-하니 앉아 있으면
바람 불 때마다 잔잔한 풍경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백제 사찰에서도 그러했나봅니다 :)
이건, 미륵사지 석탑 해체 복원 과정에서 출토된 사리병들이에요.
제가 좀 확대를 해서 찍어서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작아요.
그 작은 사리 병에 촘촘히 화려한 무늬를 새겨놓은 것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0...
사리기와 함께 출토된 사리봉영기(舍利奉迎記).
얇은 금판에 음각으로 글자를 새겨놓고, 눈에 잘 띄도록 붉은색의 주사(朱砂)를 입혔어요.
사진 상으로는 글자의 붉은 색감이 잘 안 들어오네요 ㅜㅜ
이 사리봉영기는 다른 것보다는 내용으로 뉴스 기사도 나오고 그랬어요.
삼국유사에는 미륵사의 창건 주체가 무왕과 선화공주로 나오는데요.
이 사리봉영기에 따르면 백제 귀족 사택적덕의 딸인 왕후가 창건 주체로 등장합니다.
이에 대해 무왕과 선화공주 설화에 대한 진위여부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요-
이건 사리기 안에서 출토된 각종 물품들.
유리, 금, 은 등 비-싼 재료들로 세-밀하게 만든 것들이었어요.
얼마나 많은 정성이 이 작은 사리함에 들어갔을까요.......
이건 능산리 사지에서 출토된 소조상 조각.
뭔가 부드럽고 섬세한듯한 옷자락이 눈에 띄더라구요.
만약 부처의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몸만 남아있어서 내 멋대로
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으니 그건 또 그거대로 즐거운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저는 뭔가 온화한 모습의 부처님 얼굴이 연상됐어요 ㅎㅎ
이건 만든 이의 이름이 알려진 일광삼존불이에요.
정지원이 죽은 아내 조사를 위해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출토된 지역은 부여 부소산성이고, 시기는 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다만 이 시기 백제 사비성에서는 정씨나 조씨 성이 사용되지 않아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합니다.
혹 중국에서 건너온 부부가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ㅎㅎ
진실이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백제와 중국이 활발한 교류를 했다는 것이지요.
마지막은 3부 능묘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만납니다.
주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되었어요.
예전에 답사로 <국립공주박물관>에 다녀온 적이 있어서
무령왕릉의 출토품들은 자세히 보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화려한 금제 관꾸미개는 예쁘니까 열심히 감상합니다 헤헤...
금판을 마치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무늬로 오려내어
상승감을 느끼게 해주고, 전체적으로 작은 원형의 달개를 달아두어 더욱 화려했어요.
이게 생전에도 착용했던 것이라면 움직일때마다 달개가 흔들흔들 움직이고,
빛을 받아서 더욱 반짝였을 것 같아요.
자연히 신하들은 ㅗㅜㅑ... 하고 엎어졌을 듯.......
특별전 <세계유산 백제> 전시 관람은 이렇게 마무리를 합니다 :)
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혹은 학부 때 미술사 수업이나 답사 때 본 유물들을
다시 본다는 점에서 조금 친숙함을 느끼기도 했구요.
또 못 보던 유물들과 함께 디테일한 설명도 잘 되어 있어서 보는 내내 흥미로웠어요-!!
공주, 부여, 익산이 그렇게 먼 곳은 아니지만,
또 막상 가려고 하면 이것저것 들어가는 비용들이 만만치 않은데
이렇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쉽게 관람할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습니다.
백제 특별전은 1월 말까지 계속 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남은 기간 내에 방문해서 꼭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ㅎ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세계유산 백제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찾아가는 방법: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 방향에서 박물관 전용 통로 이용 도보 5분.
전시기간: 2016.11.29-2017.01.30
입장료: 무료
관람시간: 월,화,목,금 09:00-18:00 / 수,토 09:00-21:00 / 일요일,공휴일 09:00-19:00
휴관일: 1월 1일, 설날,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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