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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훈데르트바서의 그린시티서울/공연, 전시, 스포츠 2017. 2. 19. 16:00반응형
일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질러버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여행의 출발일이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히히...
그런데 제가 두 나라에 대해 아는 지식이 적어서(...)
왠지 멍청-한 여행이 될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그래서 틈나는 대로 두 나라의 역사나 문화 등
두 나라와 관련된 글이나 영상 등을 접하고 있습니다 :)
최근에는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한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봤구요.
오스트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 그리고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던
훈데르트 바서(Friedensreich Regentag Dunkelbunt Hundertwasser)의
전시회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지난 주에 다녀왔어요 ㅎㅎ
이 날은 전시회 관람 후에 광화문 근처의 유명 카페인 <커피스트>에 가서
비엔나 커피도 마시고 와서 뭔가 예비 오스트리아 여행 같기도 했어요 ㅋㅋ
티켓 구입 후 입장-!
인터넷으로 미리 예매할 수도 있는데, 저는 현장에서 구입했어요.
입구에는 그에 대한 소개와 생애 등이 안내되어 있었어요.
훈데르트바서의 한국특별전 전시회 이름은 <훈데르트바서의 그린시티>였는데,
자연주의자인 그의 삶과 사상이 표현된 작품들에 어울리는 제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ㅎ
전시 전반부에는 화가로서의 훈데르트 바서를 드러내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보니 처음 그의 작품들을 보았을 때는
낯설고 기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저 '색채의 마술사'라는 그의 별칭답게 화려하고 강렬한, 그리고 독창적인
색상의 조합으로 그림을 그려내어 그 개성있는 모습에 시선이 가게 되었지요.
'태평양의 증기선'이라는 위 그림은 배들이 마치 사람 형상(?)의 존재들의
모자처럼 보였어요. 배 아래에 깔린 태평양을 사람처럼 표현한 것인가- 싶기도 했지요.
이 그림은 '피의 정원을 가진 집'이라는 무서운 제목을 가진 그림이었어요.
제목처럼 집 앞에는 피처럼 붉은 정원이 펼쳐져 있었어요.
나선의 형태로 정원이 표현되어 있었지요.
집도 우중충-한 색깔에 구불구불 곡선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마치 집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더 기괴하고 무서워보였어요. ㄷㄷㄷ
이처럼 훈데르트 바서의 그림에는 직선은 찾아보기 힘들고
나선이나 곡선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는 반듯한 직선이 오히려 비자연적이고, 비인간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전시 중 본 작품들에서는 정말로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직선이 배제되어 있었어요.
이처럼 곡선, 나선으로만 그려진 그림들은 처음에 보면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훈데르트 바서는 이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듯 보였습니다.
'다섯 뱃사람 중 하나' 라는 그림.
기괴하다 싶을 정도로 독특해서 저게 사람이 맞나- 싶은 초상화들 중에서
그나마 뭔가 사람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림.
수학적, 과학적, 그리고 종교적으로 딱딱- 정밀하게 계산되어
신의 세계를 표현한 교회마저도 그의 그림 세계에서는
비대칭적이고 비직선적으로 등장합니다.
'반바커 교회'라는 이 그림은 실재하는 종교적 건축물조차도
비자연적이고, 비인간적임을 드러내는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음. 종교 건축물들은 대체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초월적 신의 세계를 표현하는 곳이니 대칭적이고 직선적인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목초지 밑으로 숨어요, 비가 내리기 시작해요'는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어요.
자세-히 보면 붉은 나무(?) 뒤에 빼꼼 얼굴을 내민 누군가가 보입니다 ㅋㅋ
뭔가 표정도 익살스럽고, 귀여워보였어요. ㅋㅋㅋㅋ
미술 작품들 중간 중간에는 미니어쳐들도 있었어요.
이건 뭘까- 하고 다가가봤더니 훈데르트 바서가 설계한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것이었어요.
가장 먼저 봤던 것은 오스트리아 남동쪽에 있는 <블루마우(Blumau)>라는 온천 호텔.
건축에서도 그의 사상이 반영되어 실용적, 합리적인 것에 집착하여 탄생된
네모 반듯한 현대 건축물과 다른, 곡선적이고 자연친화적인 건물들이 있었어요.
저는 블루마우의 존재를 이 때 처음 알게 되어서 한참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오스트리아 여정 중 1박 2일을 블루마우에 투자했을테니까요. 흑흑
이미 꽤 전에 대략적인 여정을 짜고 취소가 불가능한 숙소와 기차표까지 예약을
해놓아버려서 이번 여행에는 갈 수가 없으니... 참 아쉬웠습니다.
훈데르트 바서는 기피 시설인 쓰레기 소각장도
화려한 색채와 자연스러운 곡선을 사용하여 새롭게 만들어냈습니다.
미니어쳐로 표현된 이 소각장은 빈에 있다고 하니,
여기는 직접 가볼 수 있겠더라구요 후훗
훈데르트 바서가 지은 건축물들에는 지붕에 잔디와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건물을 올려 자연을 훼손시킨 만큼 다시 자연에게 돌려줘야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겠지요.
어, 근데 뭔가가 꼬꼬마 텔레토비 동산이 생각나기도 했음(...).
이 건물은 네덜란드 발켄부르크에 있는 것으로,
장애 아동들과 그 가족들의 쉼터로 이용되는 '무지개 나선'이라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전시 후반부에는 그가 그린 포스터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대체로 환경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요.
앞에서 그의 작품들을 보면 훈데르트 바서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굉장히 컸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포스터들을 제작한 것 역시 바로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훈데르트 바서 그림의 특징인 강렬한 색채는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제작되어야 하는 포스터와는 특히나 더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나무와 사람들을 위한 고층빌딩'.
전시회 메인 사진으로 쓰이는 그림이에요.
그의 사상을 아주 명료하게 드러내는 그림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에 대한 사랑, 그 순수함은 유아스러운 발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합리적인 것을 최우선에 두는 근대 문명적 시선에서는 더욱 그렇겠지요.
하지만 근대 문명의 부산물들이 자연 파괴를 넘어서
인간 사회를 위협하는 현재의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자연스러움의 회복을 통해 인간성까지 회복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의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맨 마지막으로 본 그림은
'노란 집들 - 함께 하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것은 아픕니다'
이런 제목의 그림이었어요.
노랑, 빨강, 파란색을 사용하여
아주 강렬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그림.
건물에 표현된 창문처럼 보이는 네모난 공간에는 눈물처럼 보이는
물방울이 보입니다. 그리고 창문 하나에는 여인의 얼굴이 있어요.
제목과 매칭해서 생각해보면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같기도 하구요.
어딘가 우울한 느낌이 드는 그림이었는데 그런데도 강렬한 색감이 마음에 들더라구요.
이건 기념품 샵에서 엽서로도 팔고 있어서
이 그림 엽서를 한 장 사서 책상에 두었습니다 ㅎㅎ
미술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훈데르트 바서에 대해서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다 보니
사실 아-주 깊이있는 관람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 전시에서 드러난 그의 삶을 통해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대한
그의 메시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의미있는 전시였습니다.
곧 오스트리아에 가서 그가 남긴 건축물들을 직접 보는 것으로
훈데르트 바서와 그의 메시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
* 훈데르트바서 한국 특별전 - 훈데르트바서의 그린시티 정보
주소: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이야기
찾아가는 방법: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8번 출구에서 도보 1분.
전시기간: 2016.12.14-2017.03.12
입장료: 15,000원
관람시간: 10:30-20:00 (입장마감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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