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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 - 옛 중국인의 생활과 공예품서울/공연, 전시, 스포츠 2017. 1. 21. 23:30반응형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세계유산 백제에 이어 이번에는
옛 중국인의 생활과 공예품이라는 주제의 테마전시를 관람하러 왔어요.
이곳에서는 공예품을 비롯하여 고대 중국인들의 생활과 의례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여러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요.
특별전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전시라서 큰 부담 없이 둘러보기에 좋았어요.
특별히 저는 학부 시절 중국 미술사 수업때 사진 자료로 본 유물들을
실물로 직접 볼 수 있어서 특히 더 좋았습니다 :)
맨 처음 본 것은 상나라 시대에 쓰였던 정(鼎).
세 발 달린 것이 특이하죠-
이 정은 고기 삶는 용도로 쓰인 것이라 합니다.
옆면 중앙부에는 눈처럼 뽈록- 튀어나온 부분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독특한 문양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것은 상상의 동물 도철(饕餮)을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도철문이 들어간 청동기는 상나라 청동기의 특징이기도 해요.
그리고 도철문 주위를 자세히 보면 아주 가느다란 선으로
기하학적인 무늬를 새겨 빈 여백을 채운 것도 보여요.
도철은 중국의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 중 하나로,
야만적이고 뭐든 다 먹어치우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당시 중국인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졌다고 해요.
지금의 눈으로 정을 보면 그냥 세 발 달린 솥에 불과하지만,
고대에 청동으로 제작된 그릇은 제기로 쓰인 것을 생각하면
이 정 역시 제사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천하를 상징하는 9개의 정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중국의 최고 지배자인 천자만이 소유할 수 있는 권력의 상징이었다고 합니다.
기원전 255년 진(秦)나라에서 당시 천자국이었던 주나라로부터
9개의 정을 탈취하여 본국으로 돌아오는 중
하나를 사수(泗水)라는 강에 빠트려버렸다고 합니다.
아이고 아까워라...이후 전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천자로서의 정통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수에 빠진 정을 건지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하는데요.
위 그림은 이 고사를 묘사한 것으로, 산둥성에 있는
무씨사(武氏祠) 화상석(畵像石)의 탁본이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다음 그림도 무씨사의 화상석 탁본이에요.
이 그림은 진나라의 뒤를 이은 한나라 궁정에서 행했던 대나의례를 묘사한 것이라고 합니다.
대나의례는 매년 섣달, 역귀를 쫓는 나신으로 분장해서 악귀를 쫓아내는 의례였다네요.
가운데 단, 오른쪽 두 번째 인물 형상을 보면 사람도 아니고
뭔 짐승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데요.
이게 역귀를 몰아내는 나신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것들은 술단지와 국자, 그리고 잔이에요.
잔의 모양은 지금의 잔과 달리 좀 넙적하고 얇더라구요 ㅎ
대신에 손잡이가 달린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이러한 도구들은 한대의 연회 장면을 묘사한 화상전에서도 등장하는 것들로,
당시의 연회에서 어떤 도구들을 사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유물들입니다.
이것은 수나라 시대에 조성된 비석인데요.
내용은 불교 조각상을 완성한 후 공양을 한 사람들과 승려들이 의례를 열고
연주와 가무를 했던 행사 장면을 담은 조상비(造像碑)라고 합니다.
이러한 공연은 당시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였을 것입니다 :)
다음은 고대 중국인들의 의복과 관련된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본래 중국인들은 상의하상(上衣下裳)이라 하여 웃옷과 치마(!)를 입었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에게 친숙한 바지는 말을 타고 다니는 북방 유목민족들의 주된 의복 양식이었지요.
하지만 전국시대 이래로 유목민족과 자주 접촉하는 과정에서
유목민족의 생활 양식이 중국으로 유입되었고, 이 과정에서 바지도 유입되었습니다.
상의 역시 품이 넓은- 한족식 의복과 달리 소매가 좁은 것도 입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와 같은 유목민족 스타일의 의복을 '호복(胡服)'이라고 부르지요.
위 도용들은 북조시대의 것으로
무인으로 보이는 좌측의 인물들은 소매가 좁은 상의와 바지를 입은 반면에,
우측의 인물들은 소매가 엄-청 넓은 상의와 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측의 사람들이 문인들이었을거예요.
참고로 북방 문화와 한족 문화를 적절히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이는 고구려의 경우,
벽화에 나오는 의복들을 보면 남자들은 바지를 입고, 여자들만 치마를 입고 있어서
상의하상은 여성 의복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본다고 배웠던 것 같아요(...).
가물가물해다음은 당나라로 가봅니다-!
국제적인 색채가 짙은 나라로 평가받는 당나라는 그만큼 이민족과의 교류가 잦다보니
자연스레 호풍 양식이 더욱 유행하게 되었나봅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인물들의 옷차림과 꾸밈은
이전 시기와 상당히 다른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이러한 호풍 양식의 유행에 대해 이 전시에서는 당나라 여인들을 묘사한
도용을 통해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말을 탄 여인을 묘사한 도용인데요.
흔히 당나라 시대의 미인상이 풍만한- 여인이었다고 하는데,
실제 이 도용도 통통한 볼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화장법 또한 이전과는 다른 독특한데요.
이마에 꽃무늬를 그려넣거나 입술을 붉게 하는 등 이민족 풍의 화장술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아, 이 도용은 예전에 쓰던 교재에서 본 기억이 나요.
색채도 화려한데다가 생김새도 동양인스럽지 않아 기억에 남았던 것이지요.
전혀 전통 중국의 복장스럽지 않은 옷을 입은 이 도용은
서역인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복장도 옷깃을 열어젖힌 번령에 바지를 입고 있어 딱 봐도 서쪽에서 건너온 외쿡인.
당나라의 국제적인 모습은 옷차림 뿐만 아니라 생활 도구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자가 그려져 있어서 왠지 페르시아, 이집트 같은 지역에서 사용했을 법한
이 접시는 당나라(!)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당나라는 실크로드를 통해 서아시아 지역과 교류하면서
그 지역의 물품들도 수입하여 사용하였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이국풍의 도구들이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나중에는 자체적으로 제작을 해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나라 예술품으로 전시된 것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은병.
가운데에 동물이 새겨져 있고 그 주위로 포도 넝쿨이 그려져 있어요.
자세히 보면 여백에도 촘촘히 선을 그려 넣었더라구요 :0...
이러한 은제 도구들 역시 본래 중국에서는 잘 제작하지 않던 것으로
서아시아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합니다 ㅎㅎ
이렇게 해서 짧지만, 꽤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테마전시 관람 끝-!
작은 전시 공간이라고 해도 생각보다 볼만한 예술품들이 많으며,
그러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양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교양 쌓기(?)라고 생각하고
둘러보면 참 좋을 것 같아요 ㅎㅎ
*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 - 옛 중국인의 생활과 공예품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시실
찾아가는 방법: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 방향에서 박물관 전용 통로 이용 도보 5분.
전시기간: 2016.11.22-2017.03.12
입장료: 무료
관람시간: 월,화,목,금 09:00-18:00 / 수,토 09:00-21:00 / 일요일,공휴일 09:00-19:00
휴관일: 1월 1일, 설날,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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