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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여행 - 덕숭산 수덕사충청, 대전/관광, 교통 2021. 5. 21. 20:58반응형
버스에서 내려 점심을 먹고(음식 관련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할 예정), 찬찬히 #수덕사 에 올라갔다오기로 합니다.
입구에 해당되는 선문에는 한글로 '덕숭산덕숭총림수덕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는데요. 덕숭산은 수덕사가 자리 잡고 있는 산의 명칭이고요. 총림(叢林)은 승려들이 참선수행을 하기 위한 선원(禪院)과 경전을 교육하는 강원(講院), 그리고 계율 교육을 위한 율원(律院) 등을 모두 갖춘 사찰을 가리킵니다. 즉, 수덕사는 이러한 것을 모두 갖춘 덕숭총림이지요.
참고로 총림은 수덕사를 비롯하여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네 곳에만 있었다가, 90년대에는 #백양사 가 추가되었으며, 2010년대에는 #범어사 #동화사 #쌍계사 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이 중에 제가 가본 곳은 수덕사와 송광사, 범어사 뿐이지만, 나머지 절들도 이름은 자주 들어본 유명한 사찰들입니다.
사실 저는 불교 신자는 아니어서, 수덕사가 4대 총림 중 하나라는 사실은 저에게 큰 의미는 없었고요. 수덕사하면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계 사찰이라는 점과 고려 후기에 창건된 목조 건축물인 대웅전이 있다는 사실, 이 두 가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번 수덕사 방문은 대웅전을 보고 오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답니다 ㅎㅎ
수덕사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입니다.
친구놈들이랑 셋이서 방문해서 9,000원 냈습니다 :)
일주문 앞에 있던 가람 배치도를 보면서 어떻게 둘러보고 내려올지 동선을 대충 그려봅니다.
이런저런 전각들이 많은 큰 사찰이지만,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볼거리를 좋아하는 제겐 대웅전만 눈에 들어옵니다. 수덕사의 경우, 본전인 대웅전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현대에 새롭게 만들어진 것들이에요.
다른 친구들도 수덕사는 대웅전만 보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산책하는 기분으로 슬슬 올라가서 대웅전까지만 보고 다시 돌아오기로 했어요.
매표소 옆에도 문이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절의 출입구는 일주문이라고 해요. '덕숭산수덕사'라는 현판이 걸린 이 일주문이 실질적인 절의 첫번째 문이 되는 것이지요.
일주문을 지나면 그 뒤로 금강문이 나옵니다. 이곳엔 두 금강역사상이 세워져 있죠. 이전에 포스팅했던 평창 오대산의 #월정사 의 금강역사상들도 나름 무섭게 생겼는데, 수덕사의 금강역사상들도 꽤 무섭게 생겼어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문을 지나게 됩니다. 이번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이 모셔져 있는 문이에요.
이렇게 여러 문들을 지나며 오르막길을 오르면 수덕사의 본전인 대웅전을 만나게 되는,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는 구조입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왼편에 산수유 나무 뒤로 서 있는 7층 석탑이 보입니다. 화강암으로 만든 석탑으로, 일제점기에 만든 것이라 합니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 181호에 지정되어 있어요.
반대편에는 활짝 웃고 있는 포대화상 조각상도 있었습니다. 귀여운 동자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인자하고 너그러운 인상을 더해줍니다.
다시 계단을 오르고, 큰 누각을 지나면 드디어 수덕사의 본전, 대웅전이 보입니다. 수덕사는 2016년에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으니, 대략 4년 만에 다시 보는 수덕사의 대웅전이네요.
수덕사 대웅전은 1308년, 고려 충렬왕 34년에 건립된 건축물로 건축 시기가 명확한 목조 건축물로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것입니다. 국보 제 49호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덕사 대웅전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봉정사극락전 과 #부석사무량수전 의 경우에는 정확한 건립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아요. 다만, 건축 양식이나 중수 시기 등을 통해 건축 연대를 추정하여 수덕사 대웅전보다 오래된 것으로 보는 것이지요.
굳이 건립된 순서를 정리하면 1. 봉정사 극락전 2. 부석사 무량수전 3. 수덕사 대웅전의 순서가 될 것입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옆면 4칸에, 팔(八)자 형태의 맞배지붕이 얹어졌고, 이를 주심포 양식으로 떠받치고 있는 형태인데요. 아래로 촥 내려오는 지붕 때문인지 장중하고 무게감이 느껴졌어요. 얼마 전에 포스팅했던 부석사 무량수전에 비해서는 조금 덜 화려한 느낌?이었어요.
뭔가 와! 할 정도로 화려한 멋은 없지만 깊고 묵직한 멋이 수덕사 대웅전의 매력인 것 같아요.
대웅전 앞으로는 고려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석탑이 있어요. 여기저기 보이는 파손된 흔적이 있지만 위태로워보이지는 않고 안정된 느낌을 줍니다. 묵직한 대웅전과 잘 어울리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곧 부처님 오신날이었어서 그런지 대웅전 앞마당에는 화려한 연등이 잔뜩 걸려 있었습니다. 대웅전을 감상하는데 약간 방해가 된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이 시즌에만 볼 수 있는 화려한 풍경이니 열심히 눈에 담아두었답니다 :)
대웅전 내부에도 들어갔다 왔지만, 안에서 촬영은 불가하여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다가 나왔습니다. 대신에 바깥 쪽에서 정면에 열린 문을 통해 보이는 내부만 살짝 찍어보았습니다 ㅎㅎ
대웅전에는 목조로 제작된 석가여래삼불좌상이 있는데요. 조선 인조 대에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수덕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복장유물이라는 이름으로 보물 제 1381호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진에는 석가모니불만 보이지만, 그 양 옆으로 약사불과 아미타불이 함께 있어요.
대웅전의 옆면 모습이에요. 배흘림기둥이 눈에 확 띌 정도로 아주 잘 보이지요. 무거워보이는 지붕을 안정감있게 받치고 있는 배흘림기둥, 그리고 기둥과 지붕을 연결하는 여러 부재들(이것들도 다 명칭이 있던데, 그런 것까지는 다 몰라요 ㅠ ㅠ)의 조화가 멋스럽습니다.
뒷면에는 양쪽에는 창을 두고, 가운데에는 널빤지로 문을 만들어두었습니다.
그런데 우측 창 아래에 에코백이 보이시나요? 이거 제 건데요. 제가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는게 불편해보였던지 친구가 들어준다고 해서 맡겼는데요. 친구가 제 에코백을 저기 놔두고 돌아다니다가 그대로 두고 절에서 내려와버렸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서야 제 가방이 없는 걸 깨닫고 어딨지? 어딨지? 하면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돌려보니 대웅전 뒷편에 있던 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가 호다닥 뛰어가서 다시 가져왔습니다 ㅋㅋㅋ
친구가 너무너무 미안해했는데, 사실 저는 화는 하나도 안 났고 그냥 너무 웃겼어욬ㅋㅋㅋㅋㅋ 제가 이 사진을 찍을 땐 에코백을 못 봤거든요. 근데 친구가 대웅전 뒤에 놔뒀던 게 기억난대서 얼른 제 카메라 사진을 돌려보니 정말 제 사진에 찍혀 있더라고요 ㅋㅋㅋㅋ 그거보고, 어? 여기 있는거 맞네!, 하고 다시 올라갔던 게 너무 웃겼어요 ㅋㅋㅋㅋ
대웅전을 쭉 봤으니 이제 그냥 내려가면 되지만, 뭔가 아쉽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대웅전 주변을 살짝 둘러봤습니다.
대웅전 서쪽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이 있고요.
그 앞쪽에 있는 큰 바위 옆에도 관음상이 있습니다. 이 바위를 관음바위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관음상들이 왜 이렇게 많은가 하고 나중에 찾아보니 수덕사는 관음 신앙의 성지 중 한 곳이라고도 하더라고요.
이 관음 바위는 관음 신앙과 관련된 전설이 깃든 곳이라고 하는데요. 관음 보살이 여인으로 변신해서 퇴락해가던 절을 중창하도록 도움을 주고는 사라졌다고 하는 고런 내용의 전설입니다 ㅎㅎ
적당히 둘러보다가 다시 절 아래로 내려옵니다.
대웅전을 제외하면 대부분 역사성이 떨어지는 것들만 있어서 문화유산기행을 목적으로 방문한다면 볼거리가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대웅전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수덕사는 방문할 가치가 있는 사찰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그리고 절 분위기 자체가 괜찮은 편이라 산사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대웅전만 보고 내려오더라도 기분 좋은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저와 친구들 모두 힐링하는 기분으로 다녀왔어요 :)
※ 예산 수덕사 정보
주소: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안길 79 수덕사
찾아가는 방법: (기차 여행 기준) 장항선 #예산역 또는 #삽교역 또는 #홍성역 에서 하차 후,
시내버스 이용(40분~1시간 소요)하여 버스 정류장 #수덕사 에서 하차.
관람시간: 일출 후 ~ 일몰 전
(관람시간이 명확히 안내되어 있지 않으므로, 자세한 시간이 궁금하다면 전화번호로 문의)
입장료: ₩3,000
전화번호: 041-330-7700
홈페이지: http://www.sudeoksa.com/
버스시간표: (삽교역↔수덕사) 이전 포스트(아래의 링크)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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