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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관촉사 -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 석등충청, 대전/관광, 교통 2022. 6. 12. 18:39반응형
이 글은 이전 포스트(아래의 링크)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논산역 앞 오래된 맛집인 #제일분식 에서 점심을 먹은 후, 저희는 논산의 명소인
육군훈련소가 아닌(...)#관촉사 에 가보기로 했어요.사실 이번 논산 여행은 관촉사를 방문하기 위한 여행이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이번 여행 중 가장 기대를 하고 방문하는 곳이었습니다 :D
관촉사는 10세기 후반인 고려 시대에 창건된 절로, 이곳에는 국보 제323호인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일명 은진미륵(恩津彌勒)이라 불리는 거대한 불상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역사 공부를 하다 보면 고려시대 불교 미술 파트에서 꼭 만나게 되는 불상이라, 전부터 꼭 한 번 직접 보고 싶어한 불상인데요. 드디어(!) 직접 보러 가게 된 것입니다 :)
지도 어플 상으로는 논산역 앞에서 관촉사로 가는 버스들이 참 많았는데요. 하지만 논산은 작은 도시다보니 대중교통 배차 간격이 길어서, 버스가 자주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도 저희는 정류장 근처 편의점에서 간식거리 사들고 막 나올 때 관촉사 가는 버스가 도착하는 걸 발견해서, 잠깐의 대기도 없이 바로 탑승할 수 있었습니다 ㅎㅎ
#논산역정류장 에서 관촉사 인근 정류장인 #관촉동정류장 까지는 버스로 대략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관촉사로 걸어가는 동안, 아까 역 앞 편의점에서 사둔 하리보 젤리를 꺼내 먹습니다 ㅋㅋㅋ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와 여행왔더니, 뭔가 소풍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
조금 걷다 보니 절의 입구에 해당되는 일주문이 보이고, 그 뒤로 반야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관촉사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관촉사까지는 느긋하게 걸어도 10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산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절도 아니어서 올라가는 길도 힘들지 않았고요.
역광이 있어서, 일주문을 지난 다음에 돌아서서 찍은 사진.
바람이 좀 강하게 불기는 했지만 하늘이 맑아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사천왕이 모셔져 있는 천왕문 앞으로 매표소가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입장권을 구매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1인 기준 ₩2,000이었습니다.
천왕문에 모셔진 사천왕은 대체로 크고 무섭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제가 천왕문을 지나가다 말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친구는 무섭다고 얼른 가자고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천왕문을 지나니 조금 경사진 계단길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불상과 법당이 있는 관촉사의 메인 공간이 나옵니다.
계단을 지나면 가장 먼저 2층짜리 건물인 대광명전을 마주하게 됩니다만, 시선은 그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바로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높이 약 18m의 거대한 은진미륵이 시선을 사로잡았거든요.
단지 유명하고 사진으로 본 적있어 익숙한 불상이라 제 눈에 띈 것이었다고 생각해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 미륵보살상의 기묘한(?!) 분위기가 정말 엄청났거든요.
보기와 다르게(?)겁이 많은 제 친구는 이 불상을 보더니 '아, 저거네...? 뭐야 실제로 보니까 무서워'라고 하면서 가까이 가는 것도 겁을 냈어요.이전에 사진으로만 이 불상을 봤을 때는 조금 웃기게 생겼다, 못생겼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실제로 보면 압도적인 크기와 묘한 위엄이 있어 기가 눌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 불상의 외모 따위는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관촉사가 창건될 시기인 968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보통의 불상과 다른 외형은 토속적이고 개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요. 그래서인지 오랜 시간 동안 민중들에게 영험한 보살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저희가 경내를 둘러보는 동안 저희 같은 관람객은 거의 없었고, 은진미륵 앞에서 기도하는 신자 몇 분만 있었는데요. 그래서 더 엄숙하고 영험한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정말 기도하면 다 들어주실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어요.
친구는 무섭다고 저만치 떨어져서 있었지만, 저는 가까이 다가가 미륵보살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냥 그러고 싶었거든요.
이 불상 앞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던 고통을 털어놓았을지, 또 얼마나 많은 소원을 빌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은진미륵의 꼭 다문 입은 그런 많은 이야기를 다 받아주겠다는 듯한 강한 의지가 보이는 것 같았지요.
그리고 천 년의 세월을 이 자리에 서 있던 은진미륵은 드디어 저와 만나서 제 고통과 소원도 들어주었어요. 사실 저는 이 때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서 마음이 많이 심란했는데요. 이 날 기도한 덕분인지 발표날까지 큰 불안감 없이 예년과 다르게 상대적으로 마음 편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시험도 합격했고요 :D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는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한국 불교 조각사에서 그 가치와 위상을 인정 받아 1960년대에는 보물로 지정되었고,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 국보로 승격되었습니다.
참고로 불상 앞에 서 있는 커다란 석등 역시 은진미륵과 함께 10세기 후반에 조성된 것입니다. 968년에 제작되었다고 기록되어 제작 시기를 알 수 있는 석등이지요. 고려 전기를 대표하는 석등으로 현재 보물 제 232호에 지정되어 있습니다.
은진미륵과 석등 앞으로는 사리탑과 배례석, 그리고 법당이 서 있습니다.
이 중 배례석은 예배를 드릴 때 사용하던 받침돌로, 연꽃 세 송이를 커다랗게 새겨놓았는데요. 은진미륵이 조성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현재는 충청남도유형문화재에 지정되어 있어요.
그리고 법당에 들어가 조용히 기도를 하다가 나왔는데요. 법당에서 창 너머로 은진미륵을 보는 것도 꽤 아름답습니다. 저는 불교 신자가 아니지만, 법당에 들어가서 다른 분들에게 방해 안되게 조용히 앉아있다가 나왔는데요. 경건한 마음이 드는 장소라 참 좋았습니다.
은진미륵 좌측 계단 위에는 삼성각이 서 있습니다. 삼성각은 불교가 한국의 전통신앙과 습합하여 생겨난 삼성 신앙과 관련된 전각이에요. 산신과 독성, 그리고 칠성을 모신 전각이지요.
비 신자인 저에게 삼성각은 신앙적인 의미보다는 은진미륵을 내려다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여서 좋았습니다. 은진미륵 뿐만 아니라 관촉사 전체, 그리고 논산의 농촌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보였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고즈넉한 경내를 한 바퀴 살짝 돌기도 했습니다.
처음 마주하고 들어가보지도 않은 대광명전 내부도 한 번들어가봤고요. (사진은 법당 안에 아무도 없어서 살짝 찍었어요)
한 번 돌리면 경전을 1독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는 윤장대도 한 바퀴 돌리고(친구 알려주면서 저는 두 바퀴 돌렸음 헿) 잠시 쉬었다가 다시 속세로 돌아갑니다.
관촉사는 은진미륵 외에는 사실 크게 볼만한 문화유산이 있는 절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은진미륵 하나만 보고 와도 충분할 정도로 은진미륵은 정말 멋있고 독특한 불상이었습니다.
또한, 논산역에서 접근하기도 쉽고 깊은 산 속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편안하게 산책하는(?) 느낌으로 다녀올 수 있기도 해요.
제 기도를 들어준 고마운 절이기도 하니, 마음이 괴롭고 어딘가에 기도하고 싶은 것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
※ 논산 관촉사 정보
주소: 충청남도 논산시 관촉로1번길 25
찾아가는 방법: 호남선 논산역 앞 논산역 정류장 에서 논산 버스 401~408, 413, 415, 418, 421, 801, 805번 버스 탑승 후 관촉동 정류장에서 하차, 도보 7분
관람시간: 06:00-20:00
입장료: ₩2,000
전화번호: 041-73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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