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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여행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서산 마애불)충청, 대전/관광, 교통 2025. 2. 20. 22:39반응형
안녕하세요. 달리기입니다.
오늘부터는 작년 11월에 친구와 다녀온 충남 서산 여행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D
재작년 가을에 다녀온
요즘 포스팅 중인전남 남원 여행이 꽤 좋았어서, 작년 가을에도 단풍 시즌에 맞춰서 국내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는데요. 이번엔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충남 서산을 여행지로 정했습니다.보통 저는 나 홀로 뚜벅이 여행을 다니므로 기차로 접근이 편한 여행지를 고릅니다만, 이번엔 동행하는 친구가 운전을 해준다기에 서울에서 아주 멀지 않은 곳 중에 한 곳을 가는 것이 좋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등산은 안 해도 단풍 시즌에 맞춰 가는 것이니 단풍을 감상하기에 좋은, 산속에 볼거리가 있는 곳이면 좋겠다 싶었고요. 반면에 친구는 바다도 보고 싶다고 해서 자연스레 충남, 서해안 쪽 지역들을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그 중에 제가 학부생 시절에 답사로 가본 적이 있던 서산이 떠올랐어요. 답사는 15년 전에 다녀온 것이었는데 그땐 초봄이라 날이 좀 춥기도 했고, 좀 빡빡한 답사 일정으로 여유 있게 감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요즘 국내여행 다닐 때
힐튼 다음으로애용하는 스테이폴리오 앱으로 검색해보니 서산에도 예쁜 감성 숙소들이 나오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친구와 상의한 끝에 서산으로 가을 여행지를 결정했습니다!오늘 포스트에서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먼저 방문했던 곳,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을 만나고 온 후기를 소개할게요.
주말 여행이라 서울을 빠져나올 때부터 차가 막히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어차피 밀리는 거 급하게 가지 말고 천천히 내려가자고 친구와 이야기하며 휴게소도 들러서 아점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쉬엄쉬엄 가다 보니 서산까지 약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ㅋㅋㅋ
서산에 진입해서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일명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는 서산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서산 마애불)이었습니다.
서해대교를 건널 때까지 차가 엄청나게 많기도 했고, 이상기후로 예상보다 단풍 절정이 늦어지기는 했으나 예정된 단풍 절정 시기였던 11월 초였어서 서산에도 방문객이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서산 마애불을 비롯해서 이번 여행에서 방문했던 관광지들 대부분은 방문객이 그리 많지 않았어요.
서산에서 관광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쉬운 일이겠지만, 여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여행 다니고 싶었던 저희는 사실 너무 좋았습니다 ㅎㅎ
건너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리니 시원한 계곡 물소리와 따사로운 햇살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서산 마애불은 가야산 계곡 절벽에 새겨진 삼존상(三尊像)인데요. 삼국 간의 전쟁이 치열했던 7세기 전반 즈음, 당시 이 지역을 통치하고 있던 백제가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서산 마애불 인근에는 지금은 폐사지가 된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할보원사지(普願寺址)도 있는데, 이 절 또한 출토된 유물을 통해 백제 시대에 창건된 절로 추정이 되는데요.이 지역에 이렇게 백제의 불교 문화유산들이 남아있는 배경으로는 이곳이 당시 백제의 수도 사비(현, 충남 부여)에서 태안반도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교통로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을 통해 들여온 불교문화를 이곳에서 백제의 불교문화로 재탄생시킨 것이지요.
또한 그 당시 항해 기술로는 중국을 오고가는 길이 상당히 위험했을 테니, 무사히 다녀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곳에 절을 짓고, 불상을 새겼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뒤에 소개할 보원사지와 개심사(開心寺)도 쭉 둘러보면서 느낀 것이 이곳 가야산의 풍경이 참 아름다웠는데요. 비교적 평지가 많은 충남 서북지역에서 나름 높게 솟아있는 멋들어진 가야산이니, 그 옛날에도 이곳을 신성하게 여겨 종교적인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고요 ㅎㅎ
아래쪽에서 올려다 본 서산 마애불 마애불까지 지형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관광객들이 잘 이동할 수 있도록 돌계단길을 만들어두어 이동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휠체어를 타신 분들은 어떡하죠...?) 짧은 구간이지만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걸으며 이런 산속에 마애불을 조성한 백제인들의 마음을 상상해 봅니다 ㅎㅎ
반응형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계단을 쭉 따라 올라와 시선을 좌측으로 돌리면 드디어 화강암 절벽 한쪽 면에 새겨진 삼존불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래에서는 마애불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고 절벽 아래에 다다라서야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그래서인지 뭔가 더 드라마틱하게 짠! 하고 등장하는 느낌이에요.
사실 저는 처음 와본 것도 아니었는데요. 15년 만에 다시 온 것이라 처음 봤을 때처럼 경탄하면서 바라보았습니다 ㅎㅎ
함께 온 제 친구는 여길 처음 온 것이었는데요. 사진으로는 본 적이 있지만 사진과는 정말 느낌이 다르다고 하며, 어떻게 이런 곳에 이렇게 만든 것일까 하고 신기해하기도 하고 예쁘다고 감탄을 하기도 했어요. 사실 삼존불만 덩그러니 있는 곳이라 친구가 실망하면 어쩌나 하고 조금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웬 걸?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D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세 불상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제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잠시 아무 말 없이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가운데에는 여래입상이 있고, 좌측에는 보살입상이, 우측에는 반가상이 있습니다. 여래입상은 동글동글한 얼굴과 비교적 덩치가 좀 있으신(?) 편인데요.
온화한 미소가 가장 도드라지는 불상으로, 오른손으로는 시무외인(施無畏印,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우환과 고난을 해소시키는 대자의 덕을 보이는 인상(印像))을, 왼손으로는 여원인(與願印, 부처가 중생에게 사랑을 베풀고 중생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해준다는 덕을 표시하는 인상)을 표하고 있어요.
당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중국으로 향하는 여행자들이 꽤 있었을 테니, 여정 중 발생할 재난에 대한 공포로부터 구제하고, 무사히 여행을 다녀오게 해 주겠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좌측의 보살입상은 여래 입상에 비해서 크기는 작지만 상대적으로 긴 얼굴형과 가냘픈(?) 팔뚝을 가진 분으로 표현되어 있어요. 하지만 볼살이 도드라져 보일 정도로 온화한 미소가 선명하게 드러나는 아름다운 불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우측의 반가상은 팔 부분이 깨져있는 등 앞의 두 조각에 비해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닌데요. 그럼에도 전체적인 모습은 잘 남아있고, 하체 부분의 옷자락을 표현한 곡선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조각하기도 힘들다는 화강암에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불상을 새겼을지 정말 감탄을 했습니다.
서산 마애불은 보존 상태도 좋고, 백제 불교사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로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아 1962년 국보 제8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뚜벅이가 찾아오기에는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ㅎㅎ
저는 이어서 인근에 있는 보원사지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D
※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정보
주소: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65-13
찾아가는 방법: 서산 버스 480, 481, 482 탑승, 버스 정류장 '마애여래삼존상'에서 하차, 도보 3분
관람시간: 09:00-18:00(7~8월 21:00까지)
입장료: 무료
전화번호: 041-660-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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