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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여행 - 오대산 월정사강원/관광, 교통 2021. 3. 14. 20:28반응형
<진부역>에서 버스를 타고 <진부 공용버스정류장(진부 버스터미널)>에 내린 다음, 그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첫 번째 목적지인 <월정사>로 향했습니다. 버스로만 이동하다 보니 혹시나 버스 기다리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요. 다행히도 거의 바로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그 대신에 급하게 타고 내리느라 터미널에서는 제대로 사진을 못 찍었네요 하하...
진부공용버스정류장에서 월정사까지는 버스로 대략 30분 정도 걸렸어요.
월정사 버스 정류장에 월정사와 <상원사>를 지나는 버스 시간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진부에서 동서울로 가는 버스 시간표도 있었어요. 시외버스 시간표까지 안내해둔 것은 월정사를 오고 가는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ㅎㅎ
저희는 이 버스 시간표를 참고해서 월정사를 관람하고 상원사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포스트에서는 월정사를 먼저 소개하고요. 상원사는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할 예정이에요.
오대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을 가로질러 다리를 건너면 바로 월정사가 나옵니다.
다리를 건너서 월정사를 소개하는 안내문을 읽는데, 어라? 저희가 위치한 곳은 이미 일주문 안쪽이었네요.
월정사에는 절의 입구라 할 수 있는 일주문에서부터 그 다음 입구에 해당되는 천왕문 사이에 긴 전나무 숲길이 이어져 있는데요. 저희는 이 숲길을 그냥 제치고(...) 바로 절의 전각들만 구경하게 되었어요 ㅜㅜ 전나무 숲길까지 걸으려면 월정사가 아닌 <오대산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야 하더라고요.......
아쉽지만 전나무숲은 뒤로 하고 절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절의 주요 전각들을 살펴보기 전에, 월정사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대산에 자리잡고 있는 월정사는 7세기에 활동했던 신라의 승려인 자장(慈藏, 590~658)에 의해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뒤 꾸준히 성장하던 월정사는 고려 후기였던 1307년(충렬왕 33년)에 화재로 소실되었고, 이후 재건되었으나 1833년(순조 33년)에 전소되어 10여 년 뒤에 다시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월정사는 이후에 다시 한 번 더 전소되었는데, 그게 바로 6.25 전쟁 중이었습니다. 1.4 후퇴 중 국군이 북한군이 이 사찰에 머물 것을 우려해 일부러 불태웠다고 합니다. 동족상잔의 비극이 서로 죽고 죽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남긴 문화유산까지 사라지게 만들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어쨌든 이로 인해 월정사에 있는 전각들은 전부 6.25 전쟁 이후에 새롭게 지어진 것이고요. 6.25 전쟁 이전의 것으로 남아있는 것은 석재로 만든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 그리고 건물 기단 정도입니다.
하지만 남아있는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 문화유산들은 수도권이나 삼남지방 등 남한의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의 것들이라 이 문화유산들을 보러 오는 것만으로도 월정사에 올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썼지만 저는 석탑만 보고 오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뒤에서 이야기할게요 ㅠㅠ)
이 외에도 앞에서 이야기했던 전나무숲과 근처에 있는 월정사의 말사인 상원사, 그리고 오대산 사고지 등과 함께 묶어서 관람해도 좋을 것입니다 :)
절의 중문(中門)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이 천왕문을 지나면 전각들이 촘촘히 모여있는 구역이 나옵니다. 천왕문은 오래되어 보이지만, 1970년대에 지은 것이라고 해요.
부처님 오신날이 얼마 남지 았았던 시기에 방문해서 그런지, 천왕문에서 금강루로 이어지는 길목에 연등 터널(?)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불이 들어온다면 밤에 참 예쁠 것 같았어요.
천왕문에 이어 서 있던 금강문은 2층 누각의 형식으로 지어져 있었는데요. 출입구 양 옆으로는 금강역사가 나름 무섭게 새겨져 있었어요.
금강루 2층으로도 올라갈 수 있길래 가봤는데요. 이곳에는 경전이 담긴, 돌릴 수 있는 책장인 윤장대(輪藏臺)가 있었어요. 이걸 한 바퀴 돌리면 경전을 한 번 읽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해요. 제가 갔을 땐 어린아이가 열심히 돌리고 있더라고요 ㅋㅋㅋㅋ 아이가 계속 돌리고 있길래 저는 돌려보지 못했어요 흑흑.......
금강루 옆으로는 스님들이 생활하시는 요사채가 있었는데요. 요사채 주변으로 꽃나무들이 있어서 예쁘더라고요 ㅎㅎ
금강루에서 내려와 더 안쪽으로 들어가봅니다. 역시 부처님 오신 날을 대비하여 알록달록 예쁜 연등이 머리 위에 가득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팔각구층석탑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석탑을 보고 싶어서 월정사를 찾아온 것이었어요. 그동안 월정사 석탑은 공부하면서 사진으로만 봐왔는데요. 사진을 볼 때마다 직접 보러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거든요. 역시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는 실물이 훨씬 더 크고 화려했습니다.
이 석탑은 고려시대인 12세기 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당시 고려의 북부 지역(평양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유행하던 팔각 다층석탑 양식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월정사의 팔각구층석탑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같은 양식의 석탑들 중에 가장 남쪽에 세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남한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이기도 하지요.
이와 같은 양식은 중국 송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한편으로는 이러한 양식이 유행했던 지역이 주로 옛 고구려의 영역이었던 지역이기도 해서, 고구려계 주민들의 의지도 이와 같은 형태의 석탑 제작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고구려의 탑은 남아있는 것이 없지만, 고구려 절터에서 볼 수 있는 탑의 형태가 팔각 다층이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면 층마다 풍경들이 달려 있고, 탑의 맨 윗부분인 상륜부의 장식도 화려합니다. 소박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신라의 3층 석탑과 달리 굉장히 화려하여 귀족적인 느낌을 더 강하게 들게 합니다.
석탑 앞으로는 높이 1.8m의 석조보살좌상이 있습니다.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보살상인데요. 마치 탑을 향해 공양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이러한 보살은 당시 강원도 지역에서 유행하던 불상 양식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보살좌상으로 강릉 신복사지 석조보살좌상이 있다고 해요. 저도 아직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
이렇게 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은 하나의 세트처럼 보이는데요. 처음부터 이렇게 같이 제작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현재 월정사의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은 국보 48-1,2호에 지정되어 있어요. 국보에서도 세트처럼 묶여있네요 ㅎㅎ
다만 현재 석탑 앞에 앉아 있는 석조보살좌상은 복제품이며, 본래의 것은 월정사 바깥쪽에 있는 <월정사 성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길 가봤어야 했는데, 못 갔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석탑 외에 절 내에 있는 건축물들은 현대에 지은 것들 뿐이라 그냥 한 바퀴 슥 둘러보고 다시 돌아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생각보다 관람시간이 길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처음에 걸어보지 못한 전나무숲길도 걸어보고 가능하면 더 남쪽으로 내려가 성보박물관까지 가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하지만 같이 갔던 친구가 시큰둥해합니다. 일단 문화유산에 큰 관심이 없는 친구이기도 했고요. 무엇보다도 그러다 차 시간을 놓칠까봐 너무 걱정을 하더라고요.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만 이동하고 있으니 시간을 잘 분배하여 이동해야 한다는 친구의 말도 맞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전나무숲 길만 살짝 맛보기(?)로 조금 걷다가 다시 돌아서, 상원사 가는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고려시대에 제작된 석조보살좌상은 보지 못했답니다 ㅠ
저의 이번 월정사의 방문 목적은 팔각구층석탑을 실물로 보는 것이었기에, 사실 목적 달성은 했는데요. 뭔가 월정사의 참 매력(?)을 다 느끼고 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날씨 좋고 사람 적은 평일 날에 재방문하여 성보 박물관부터 관람하여 보물들을 만나고, 그 뒤로 전나무 숲길도 쭉 걸어본 다음에 다시 한번 팔각구층석탑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번에는 혼자서 다녀와야 할 것 같아요 하하.......
추가로 이 때의 여행 때는 짧게 짧게 동영상 촬영도 했는데요. 이를 묶어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하였습니다. 다른 분들의 브이로그 같은 재미는 없겠지만(...) 차분히(?) 월정사의 풍경을 감상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영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
※ 오대산 월정사 정보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찾아가는 방법: 진부공용버스정류장에서 월정사행 버스 탑승, 버스 정류장 <월정사>에서 하차 (성보박물관도 둘러보려면 <동산>에서, 전나무숲길부터 걸으려면 <오대산 입구>에서 하차하면 됩니다. 진부→동산→오대산 입구→월정사 순.)
관람시간: 일출 2시간 전부터 일몰 전까지
입장료: ₩5,000
전화번호: 033-339-6800
홈페이지: www.woljeongs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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