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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여행 - 월성, 월정교, 교촌마을 산책경상, 부산, 울산, 대구/관광, 교통 2023. 4. 3. 20:49반응형
이 글은 이전 포스트(아래의 링크)에서 이어지는 글이에요.
#국립경주박물관 에서 신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채로운 유물들을 감상한 후, 저는 (2018년 여행 당시 기준으로) 슬슬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황리단길 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그래서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경주월성 (慶州 月城) 남쪽을 지나, (역시 2018년 기준으로) 복원한지 몇 개월 안 된 새 다리 #월정교 (月精橋)를 건너고, 교촌마을을 가로질러 황리단길까지 가는 조금 긴 산책을 해보기로 했답니다 ㅎㅎ
대략 2km 정도 되는 거리였는데 느긋하게 걸으니 40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요즘 같으면 그냥 택시를 탔을 텐데(...) 5년 전만 해도 젊고(?) 걷기를 좋아하는 시간 많은 백수여서 쭉 걸었습니다 ㅎㅎㅎ
사실 큰 기대 안하고 그냥 걸었던 건데요. 2010년 대학생 시절에 경주에 방문했을 때와 다르게 관광지 주변 거리는 정비가 많이 되어서 깔끔해지고 관광지 주변 풍경도 예뻐져서 걷기 괜찮았어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월정교 방향으로 걸으면 남천(南川)을 따라 걸을 수 있어요. 그리고 옛 신라 궁성이었던 월성의 성벽이 남천을 병풍처럼 감싸듯 초승달 모양으로 서 있습니다.
월성을 보면서 걸으니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올림픽공원 을 산책할 때가 떠오릅니다. 올림픽공원 안에 경주 월성과 비슷한 시기에 쌓은 한성 백제의 #몽촌토성 (夢村土城)이 있거든요 ㅎㅎ
단순히 비슷한 시기에 축조되어 생각난 것은 아니고요. 둘 다 흙으로 쌓은 토성이고, 자연 해자(월성은 남천, 몽촌토성은 성내천)가 둘러싸고 있으며, 세월의 영향으로 현재는 야트막한 언덕(?)같이 되어버린 모양새 등이 비슷하다 보니 그렇더라고요 :)
경주 월성은 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습니다.
남천을 따라 서 있던 월성이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올라가는 지점에는 멋드러진 다리 하나가 보입니다. 이게 2020년대 경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월정교입니다.
월정교는 통일신라시대 경덕왕 재위 시기인 8세기 중엽 처음 세워진 다리라고 하는데요. 위치상 당시 서라벌의 중심지였던 월성과 강 남쪽의 남산 지역을 연결하기 위한 다리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다리는 고려 시대에 몽골이 경주를 침략하여 황룡사를 불태울 때에도 살아남았던 것으로 보이나, 조선시대 어느 시기에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오랫동안 석축과 일부 부재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는데요.
반응형현대에 와서 연구 및 발굴 성과를 통해 문이 있는 다리, 누각이 있는 다리라는 등의 사실을 밝혀냈고 이를 토대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복원 공사를 거쳐 2018년 4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사실 아무리 연구 성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월정교에 대한 일부 사실 및 정보일 뿐, 월정교 전체의 모습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월정교가 통일신라시대의 월정교와 동일한 형태의 다리인지는 알 수가 없지요. 그래서 통일신라시대의 다리를 똑같이 복원했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새롭게 재탄생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정보가 부족해서 필연적으로 역사적 정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이왕 짓는 거 화려하게 짓기로 마음먹은 것인지(?) 복층의 문루와 난간에 기와지붕까지 추가하는 등 꽤 화려한 모습으로 복원되었습니다.
현재는 경주 여행의 야경 필수 코스 중 하나로 SNS에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2018년 11월에는 아직 공사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었는지 여기저기 조금 투박한 안내문들이나 바리케이드 등이 있어서 조금 아쉬웠는데요. 그럼에도 월정교 자체는 참 멋있었습니다.
사진은 남쪽 문루 앞에 서서 본 모습인데요. 남쪽 문루의 현판은 통일신라시대 명필가 김생(金生)의 글씨체를 따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리 길이는 약 66m로 꽤 깁니다.
월정교 난간 너머로는 유유히 흐르는 남천과 예쁜 한옥들이 모여있는 교촌마을, 그리고 그 뒤로 경주시를 감싸고 있는 크고 작은 산들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습니다.
월정교를 건너 강 북쪽으로 올라오면 한옥마을인 교촌마을이 있어요. 보통 향교가 있는 마을을 교촌이라고 부르는데요. 바로 이 동네에도 경주 향교가 있어서 교촌이라는 마을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해요.
원래 이곳엔 통일신라시대 신문왕이 설치한 국학이 있던 곳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국학이 있던 자리는 고려시대에는 향학, 조선시대에는 향교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오랜 기간 교육기관이 있었던 동네인 것이지요.
그리고 이 마을에는 경주 최부자댁이라고 하여 경주에서 400여 년 간 부를 지키고, 일제강점기에는 그 재산을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데에 사용하기도 한 경주 최 씨 집안의 고택들도 남아있는데요. 이를 중심으로 여러 식당이나 카페들도 들어서 최근에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동네가 되었어요.
가보고 싶은 카페도 있었으나, 저는 황리단길까지 걸어가서 차 말고 밥을 먹는 게 더 급했기 때문에(...) 교촌마을은 그냥 구경하면서 가로질러 갔습니다 ㅎㅎ
교촌마을을 빠져나와 너른 들판과 드문드문 서 있는 신라 고분들을 구경하면서 걸으면 황리단길 입구에 도착합니다 :D
황리단길에서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집니다.
※ 경주 월정교 정보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274
찾아가는 방법: 경주 버스 60, 61번 탑승, 버스 정류장 #천마총 에서 하차, 도보 15분
관람시간: (내부 관람) 09:00-22:00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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