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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우양미술관 - 그래피티: 거리미술의 역습, 신미경 개인전 '오래된 미래'경상, 부산, 울산, 대구/관광, 교통 2023. 11. 22. 22:39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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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난 뒤, 제가 묵은 호텔인 #힐튼경주 호텔 부지 내에 있는 #우양미술관 에서 전시를 관람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우양미술관은 1991년에 '선재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여 2013년에 현재의 명칭으로 바꾸어 운영되고 있는 미술관이에요.
제가 방문했던 2018년 11월에는 두 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하나는 '그래피티: 거리미술의 역습'이라는 전시였고요. 다른 하나는 '신미경 개인전 - 오래된 미래'였습니다.
저는 두 전시 다 관람했어요 :)
참고로 우양미술관 입장료는 전시에 따라 매번 바뀌는데요. 힐튼 경주 투숙객의 경우 3,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먼저 1층 전시실에서 '그래피티: 거리미술의 역습' 전시부터 관람했습니다.
저는 '그래피티'라고 하면 공공장소 벽면 같은 곳에 락카나 페인트를 이용해 낙서를 하는 행위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그와 함께 뭔가 무서운 뒷골목의 분위기...?) 최근에는 그래피티를 거리의 예술이자, 형식의 제약 없이 작가의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하는 예술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고 해요.
이 전시 또한 그래피티를 현대미술의 하나로 보면서 그래피티 스타일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한국의 그래피티 작가인 알타임 죠, 제바, 그리고 말레이시아 작가인 켄지 차이 세 사람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뭔가 자유분방하고 요란한(?) 그래피티라기보다는 강렬한 색을 사용하여 동물형 게임 캐릭터를 소개하는 듯한 그래피티.
자동차, 게임 캐릭터, 신발 등 다양한 소재들을 사용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대중들이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그래피티.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그래피티와 가장 비슷해보이던 그래피티.
이것도 벽면에 스프레이로 제작한 그래피티라고 합니다.
전시된 작품 수가 많지는 않았으나, 평소에 그냥 '낙서'라고 생각하던 그래피티도 예술로서 다시 볼 계기를 갖게 되는 재미난 전시였습니다 :)
두 번째 전시를 보러 가기 전, 로비에서 전시 중인 백남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1991년, 경주에 선재미술관(현재의 우양미술관)이 개관하는 것을 기념하여 옛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립경주박물관 에 소장되어 있는 '기마인물형토기'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저는 전 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백남준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토기를 직접 보고 왔기에, 작품을 소개하는 글을 읽지 않아도 어딘가 친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설명글을 읽고서 '역시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ㅎㅎ..
반응형(국립경주박물관 관람 후기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이번에는 이어서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었던 '신미경 개인전: 오래된 미래'를 관람했습니다.
신미경 작가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소모되는 재료인 '비누'를 활용하여 동서양의 다양한 조각이나 회화와 같은 대상물을 표현해왔다고 하는데요.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가치를 갖고 있는 유물들의 표면적 속성만을 가져와 비누로 재현함으로써, 형태는 같아도 맥락에서 벗어났을 때 새롭거나 다른 가치를 갖게 되는 현상에 대해 미술로서 이야기를 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유물의 성립 방식에 대한 고찰 및 권위와 위계에 대한 의문 등 새로운 생각들을 갖게 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도 하고요.
<폐허풍경>은 어느 유적을 흉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런데 이 작품을 내려다볼 수 있게 설치한 전망대에 서서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니 정말 어느 유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시 떠오르는 생각은 비누로 제작되어 역사적인 가치는 없다는 것이었죠.
작가는 실제 폐허 유적이나 비누로 모사한 유적이나 대상은 같지만, 유적에는 역사성이 부여되어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했어요. 그리고 그런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권위나 위계가 작동한다는 것 역시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고요.
우리에게 더 친숙한 불상이나 백자를 모사한 비누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오래된 문화, 특히 박물관에 전시되어 가치를 부여 받고 있는 문화 유산들을 비누로 번역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은 나름 흥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평소에 하던 생각에 대해서도 좀 더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특정한 역사적 메시지를 강하게 표현하는 특정 주제 중심의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그곳에서 가치 있는 것처럼 전시하는 전시물과 지나치게 강조하는 메시지를 접하면 불편하게 느낄 때가 있는데요. (그런 불편한 지점을 느끼지 못하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제시하는 메시지를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전시를 볼 때 '저게 왜 가치가 있는 걸까?', '저게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하고 궁금해하고, 그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해석들을 참고하여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비판적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요. 신미경 작가의 전시를 보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힐튼 경주 우양미술관 정보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로 484-7
찾아가는 방법: 경주 버스 10, 10-1, 700번 버스 이용, 버스 정류장 #힐튼호텔 에서 하차, 도보 4분
운영시간: 10:00-18:00
휴관일: 신정, 설 당일, 추석 당일, 전시 교체 기간
관람료: 전시에 따라 다르므로 홈페이지 확인 필요.
전화번호: 054-745-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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