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는 올봄에 답사 연수 프로그램으로 다녀온 인천 강화도 여행 이야기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D
이번 답사는 강화도 일대에 남아 있는 근대사 관련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여정으로 이루어졌는데요. 강화 삼랑성(江華 三郞城, 정족산성)과 전등사(傳燈寺)를 시작으로 덕진진(德津鎭), 광성보(廣城堡), 그리고 연미정(燕尾亭)까지 둘러보고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습니다.
오늘 포스트에서는 강화도에서 가장 먼저 방문했던 강화 삼랑성과 전등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강화 삼랑성은 정족산에 위치한 산성이라 정족산성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1866년 병인양요 당시에 전투가 벌어진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성 안에는 현재도 남아있는 전등사라는 절이 있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고요.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을 보관한 정족산 사고 또한 전등사와 함께 있었습니다.
남문 주차장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오면 삼랑성과 전등사의 남문을 만나게 됩니다. 이 문은 1970년대에 복원한 것이라 네모 반듯하게 자른 돌이 쌓여 있지만, 그 양 옆으로 뻗어 있는 성벽은 옛 성벽의 모습이 잘 남아있습니다. 아래쪽은 큰 돌을 쌓고, 위로 갈수록 작은 돌을 쌓아 올렸어요.
삼랑성의 둘레는 약 2.3km라고 하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단군의 세 아들이 쌓은 성이라 삼랑성이라고 불러왔다고 합니다. 삼랑성 한 바퀴 도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던데, 저희는 시간이 없어서 남문 근처의 성벽만 둘러보고 바로 전등사로 향했습니다.
연등회가 얼마 남지 않았던 4월 말이라 절 초입부터 알록달록 연등이 걸려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은 주말이라 그런지 방문객도 꽤 많았고요.
아, 입장료는 따로 없었습니다!
전등사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드리면, 381년(소수림왕 11)에 아도화상이 진종사(眞宗寺)라는 이름으로 절을 지은 것으로부터 역사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전등사라는 이름은 고려시대인 1282년(충렬왕 8)부터 사용한 이름이라고 해요.
이후 국내의 다른 절과 마찬가지로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면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사찰인데요. 여러 차례 소실된 절임에도 오늘날 보물을 7점이나 품고 있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절이에요. 보물들의 종류 또한 전각, 불상, 종 등 다양해서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진 상으로 우측에 보이는 대조루(對潮樓) 아래의 계단을 오르면 전등사의 대웅보전(大雄寶殿) 앞으로 가게 됩니다.
대조루의 경우 1930년대에 중건된 전각이라 하며, 현재는 인천광역시 문화유산자료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서면 화려한 연등이 잔뜩 걸린 마당 뒤로 보물 제178호로 지정된 전등사의 대웅보전이 서 있습니다. 위 사진은 대웅보전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서 찍은 것으로, 사진 속 좌측에 있는 전각이 대웅보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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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 대웅보전은 1621년(광해군 13)에 지은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비교적 아담한 건물이에요.
내부는 사진 촬영할 수 없어서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불상을 안치한 수미단의 정교한 문양 조각이나 천장 쪽의 용머리나 물고기, 꽃 등 다양한 조각들이 꽤 화려하고 멋있어서 내부도 꼭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아름다웠어요.
또한 대웅보전에 모셔진 불상인 목조 석가여래삼불 좌상 역시 보물 제1785호에 지정된 문화유산인데요. 석가여래상을 중앙에 두고, 양측에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를 둔 삼존불상입니다. 위엄 있어 보이는 삼존불상의 모습도 감상하고 나오시길 바랍니다 ㅎㅎ
전각 네 모서리 추녀 밑에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있는데요. 각 추녀 밑에 벌거벗은 나부상(裸婦像)이 그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전해오는 설화가 있는데요. 설화에 따르면 화재로 소실된 전등사 대웅보전을 다시 짓기 위해 당시 나라에서 손꼽히는 도편수가 전등사로 와서 건축을 지휘했다고 합니다. 그는 고향을 떠나 이곳에 와 공사를 지휘하면서 사하촌에 있는 주막의 여인과 눈이 맞았는데요.
사랑에 빠진 그는 돈이 생길 때마다 주모에게 모두 건네주었다고 합니다. 공사가 끝나면 그녀와 함께 살림을 차리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공사가 거의 끝날 무렵인 어느 날, 도편수가 주막을 찾았더니 주모는 야반도주하여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고 합니다.
배신감에 분노가 치밀었던 도편수는 한동안 일손이 잡히지 않고, 잠도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공사를 마무리했다는데요. 공사가 끝날 무렵 주모의 나쁜 짓을 꾸짖어 하루 세 번 부처님 말씀을 들으며 죄를 씻고, 깨달음을 얻어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의미로 추녀 밑에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벌거벗은 여인을 조각하였다고 합니다.
설화의 내용의 진위를 떠나서 대웅보전을 한 바퀴 돌면서 모서리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새겨진 나부상을 둘러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습니다 ㅎㅎㅎ
대웅보전 한쪽에는 여말선초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커다란 청동 수조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궁궐에 가면 이와 비슷한 형태의 수조, '드무'를 본 적이 있는데요. 이것도 드무와 비슷하게 화재 예방을 목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축물이 많다 보니, 이렇게 커다란 수조를 제작하고 물을 담아 두어 비상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대웅보전 서쪽에는 보물 제179호에 등록되어 있는 전등사 약사전(藥師殿)이 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역시나 아담한 전각인데요. 1621년에 중건된 대웅보전과 건축 양식이 유사하여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안에는 석불 좌상이 봉안되어 있는데요. 화강암으로 제작된 석불이라고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두껍게 개금(改金)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전각들도 있었지만 설명해 주시는 박사님을 따라 절 서쪽으로 더 이동합니다.
이곳에는 과거에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되었던 정족산 사고가 있었습니다. 1653년 원래 있던 마니산 사고(摩尼山史庫)에 화재가 발생하여 서책들이 소실되자 정족산 전등사에 새로 사고를 설치하고 남은 실록과 서책을 보관하면서 정족산 사고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1866년 병인양요 때에는 이곳에 보관되어 있던 서책 중 일부가 약탈되기도 했다는데요. 그래도 사고 자체는 이후에도 계속 유지 및 관리되었대요.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소장 중이던 실록은 경성제국대학으로 옮겨져 현재까지 서울대학교에서 보존 중이고요. 사고 건물 또한 1930년대 이후에 소실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정족산 사고의 건물들은 1998년에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복원된 건물인데도 평소에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아서 담장 밖에서만 둘러봐야 한다는데요. 저희는 답사 프로그램으로 방문한 거라 사전에 협의가 되어 안으로 들어가 잠시나마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정족산 사고를 둘러보고 돌아 나오는 길. 정족산에 둘러싸인 전등사의 풍경이 아늑하고 평온한 분위기였습니다. 전원생활을 하라고 하면 한 달도 못 하고 도망칠 도시 인간이지만(...) 그래도 저도 가끔은 이렇게 자연 속에 있을 때 평온함을 느낍니다. 서울에만 있으면 답답해요... ㅎㅎ
정족산 사고를 보러 가느라 미처 둘러보지 못한 전등사의 다른 문화유산들은 내려온 길에 둘러봅니다.
위 사진의 문화유산은 보물 제393호로 지정된 전등사 철종(鐵鍾)인데요. 이 종은 특이하게도 한국에서 제작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제작한 종입니다. 1097년 중국 허난성 숭명사(崇明寺)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종과 다르게 음통이 없는 것이 특징이었어요.
이 종이 어떻게 전등사에 오게 되었는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한편 전등사 철종은 일제 강점기에 소실될 뻔 했다고 하는데요. 태평양 전쟁 시기 공출이란 명목으로 일제가 이 종을 빼앗아 갔대요. 다행히 녹여서 사용되기 전 광복을 맞이하였고, 부평 군기창에서 발견되어 다시 전등사에서 소장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철종 옆에는 명부전(冥府殿)이 있었습니다. 이 전각 자체는 정확하게 언제 지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하는데요. 안에는 목조 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등 총 31구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이 불상들은 발원문을 통해 1636년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2012년에 보물 제1786호에 지정되었습니다.
화려하게 채색된 30여 구의 불상이 서 있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득 느낄 수 있었는데요. 명부전 내부 사진을 따로 찍지 못해 사진을 공유할 수 없습니다 ㅎㅎ...
참고로 제가 찍지 못한 문화유산 사진들은 네이버 백과사전이나 구글 등을 이용하면 쉽게 확인 가능합니다 :)
삼랑성과 전등사 답사는 여기까지입니다. 이후에는 안내에 따라 미리 예약된 식당으로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식사는 "강화전등사남문식당"이라는 곳에서 했고요. 단체 예약 손님이라 따로 준비된 공간에서 식사를 했어요. 저희가 방문하기로 예정된 시간에 맞춰서 식사도 이미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메뉴판도 따로 사진에 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강화도 향토 음식이라고 하는 젓국갈비전골을 팔던데요. 저희는 산채비빔밥 먹었습니다 ㅎㅎ 맛있었어요! 함께 나온 도토리묵과 전도 맛있었고, 반찬들도 다 깔끔하고 간도 적당하니 잘 먹었습니다 :D
식당에서 큰 길가로 좀 더 나가면 "프레시아호텔"이라는 호텔이 있었는데요. 거기 1층에 투썸플레이스가 있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거기서 식후 아아 한 잔 사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