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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내려서 청평사를 향해 올라갑니다.
지나가는 길에는 관광객 및 등산객들이 잠시 쉬었다가기 좋은
음식점들이 줄 지어 서 있었는데요.
주말이었다면 북적거렸을 곳이지만,
역시 이 날은 사람이 없는 평일이어서 한산했어요 :)
저는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와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식당들이 늘어선 거리를 지나면 계곡 옆으로 놓인 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요.
험한 등산로가 아니어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고,
그러면서도 깊은 산 속에 들어와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맑은 공기와 계곡 물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제가 청평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절 앞까지 가는 길이 좋기 때문이에요.
지난 포스트에서 소개해드렸듯이 배를 타고 소양호를 유람하게 되고,
그러고 나면 산길을 따라 걸으며 산과 계곡,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데요.
이것이 모두 청평사를 가기 위해 자연스럽게 거쳐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여정이 지루하지도 않고 재밌습니다.
계곡은 아직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었어요.
완전히 얼어붙은 것은 아니어서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도 들립니다.
여름의 시원한 계곡의 모습과 달리 조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돌기는 하지만
계곡은 은밀하게 움직이며 봄을 맞이하려는 것 같았어요.
계곡을 오르는 길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는 또 다른 것은
청평사에 얽힌 전설입니다.
원나라 공주와 상사뱀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원나라 말기의 황제인 순제에게는 아름다운 미모의 공주가 있었다고 해요.
공주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짝사랑하게 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당시 말단 관리로 있었던 한 청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공주를 마음에 품었으나 신분의 차이로 감히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그는 상사병에 걸렸고,
죽는 순간에 평생 공주와 함께 하겠다는 맹세를 하고 죽게 되었습니다.
그 후, 어느 날 공주에게 뱀 한 마리가 난데없이 나타나 그녀의 몸을 휘감아버렸습니다.
황제와 황후는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뱀을 떨어트리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공주는 궁을 뛰쳐나와 (뱀과 함께) 10여 년 간 중국의 천지를 유람하게 됩니다.
그러다 고려까지 오게 되었고, 당시 청평사가 유명한
사찰이라 하여 참배하러 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공주가 절 안으로 들어가려하자 뱀이 요동을 치며 거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공주는 뱀과의 협상을 통해 절 구경만 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였고, 비로소 잠시동안 뱀에게서 해방됩니다.
공주는 구성폭포 앞에 있는 작은 굴(사진 속 공주굴)에서 하룻밤을 자며
폭포에서 목욕을 한 뒤, 절에 들어가 참배를 하고 절 구경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방에서 가사(袈裟)를 만들기 위한 아름다운 비단과 바늘을 발견합니다.
이를 본 공주는 충동적으로 방으로 들어가 열심히 바느질을 하고 나와 뱀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뱀이 다시 공주를 휘감으려는데 갑자기 벼락이 내려 상사뱀을 태워 죽여버립니다.
뱀에게서 해방된 공주는 순제에게 돌아가 이 사실을 알리고,
순제는 부처의 은덕에 감사하며 공주탑을 세워주었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전설이지만,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이 전설에 얽힌 장소들도 보이고,
공주와 상사뱀의 모습을 재현한 동상도 세워져 있어서 나름 흥미있는 관람로가 되어있습니다.
이곳이 공주가 목욕을 했다는 구성폭포예요.
여름에 왔을 땐 물이 많아 폭포가 시원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겨울은 그냥 맑은 물과 얼어버린 폭포를 감상하는 정도였어요.
물이 맑아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여서 얕아보였는데,
생각보다 많이 깊은지 출입금지라고 쓰인 팻말이 폭포 주위를 감싸고 있었어요.
이 곳 바위에 걸터 앉아서 잠시 폭포를 감상하고
셀카 찍고 놀다가 ㅋㅋㅋ청평사를 향해 계속 올라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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