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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 미래?서울/공연, 전시, 스포츠 2021. 9. 9. 19:16반응형
안녕하세요. 달리기입니다 :D
오늘은 지난 달 평일에 다녀온 #국립중앙박물관 의 특별전,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 미래?(이하 호모 사피엔스 전시)' 관람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이번 특별전은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과정과 다른 종과의 공존이라는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고 자료와 영상 전시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였는데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사실 별 기대를 안 함...) 꽤 괜찮은 전시여서 만족스럽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성인 기준 기본 입장료는 ₩5,000입니다.
저는 (현재는 종료된 전시인)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특별전을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통합권으로 예약을 해서 2천 원 할인을 받아 ₩3,000에 예약을 했습니다. 지금은 시대의 얼굴 전시가 종료되어서 이 방법으로 할인을 받지는 못합니다.
전시는 매표소 바로 옆에 있는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었습니다.
기획전시실 안에서 QR 체크 및 체온 측정, 티켓 확인 후 안내에 따라 전시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프롤로그 > 섹션 1 : 진화 > 섹션 2 : 지혜로운 인간, 호모 사피엔스 > 에필로그 순으로 이어지는데요. 각각 전시 공간에 입장하게 될 때마다 전시품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관람 방법을 안내해주셔서 참 좋았습니다.
전시관 입구의 역사적 인물들이 인간에 대해 정의를 내린 문구들을 지나치면 거대한 스크린 5개가 있는 공간에 서게 되는데요. 각각의 스크린 앞에 설 때마다 고인류와 관련된 영상들이 재생이 됩니다.
나무에서 내려와 두 발로 서서 평지에서 생활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이후에는 불을 다루게 되고, 장례 문화를 갖는 모습까지 짧은 영상들에 담겨 있습니다. 인류는 자연 환경에 적응해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끊임 없이 진화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영상들이지요.
이와 같은 진화론 연구의 시작점이 되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자료들이 대부분 복제품인 가운데, 몇 안되는 진품 전시품이었지요 ㅎㅎ
종의 기원 맞은 편으로는 다양한 고인류들이 시간 순서대로 옹기종기(?) 서 있었습니다. 인류가 진화해온 700만 년의 시간이 이 작은 공간에 압축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해골들이 서 있는 것이어서 무서운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저는 뭔가 귀여웠(?)어요. 왜냐하면 전시되어 있던 각각의 두개골들은 추정되는 신장 크기에 맞춰 그 크기대로 서 있었는데요. 고인류들은 현생 인류보다 신체 사이즈가 작은 편이다보니 대부분 작더라고요. 그래서 귀엽게 느껴졌어요... ㅋㅋㅋㅋ 그리고 전부 복제품이라서 진짜 고인류의 두개골도 아닙니다 하하...
그 뒷편으로는 종별로 손이나 뇌의 크기를 비교해놓은 자료도 전시되어 있었고요.
이어지는 다음 전시 공간(섹션 2)으로 가면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남긴 흔적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문화적 특징으로는 예술, 장례, 도구, 기호와 언어, 그리고 탐험 이렇게 다섯가지를 꼽을 수 있으며, 이러한 특징은 추상적인 사고, 즉 상상력이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점진적으로 쌓여 후기 구석기시대에 해당되는 약 4만 년 즈음에 이르면 다양한 형태로 표출이 됩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가볼 수 없는 해외의 유명 구석기 유적이나 유물들이 (복제품이지만) 대거 전시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컸습니다.
프랑스의 유명한 동굴 벽화인 '라스코 동굴 벽화'의 일부가 전시실 벽면에 거대하게 나타나고요. 그 뒤로는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조각상인 일명 '빌렌도르프 비너스'를 비롯한 여러 조각들이 등장합니다.
빌렌도르프 비너스는 4년 전 오스트리아 여행을 갔을 때 실물로 본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감동이 다시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여성 조각상을 비롯하여 귀엽게 조각된 동물 조각들이나 그림 등 다양한 예술품들이 있었는데요. 이를 보면서 후기 구석기시대에 살던 우리의 오랜 조상들이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장례 문화 또한 인류에게서 볼 수 있는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데요. 세계의 오래된, 유명한 무덤의 복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위 무덤은 이스라엘의 카프제 동굴 유적으로, 약 12~10만년 전에 만들어진 네안데르탈 인의 무덤이에요. 여성과 어린 아이가 함께 묻혀 둘 사이가 아마 혈연관계가 아니었을까 짐작한다고 합니다. 이들이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에 이들을 함께 묻어준 네안데르탈 인들은 사후세계에서도 그들이 함께 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이 무덤은 약 2만 년 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탈리아 아렌 킹디드 동굴 유적이에요. 이곳에 매장되어 있던 주인공은 10대 초반의 호모 사피엔스 청소년이라고 하는데요.
앞서 본 네안데르탈 인의 무덤과 달리 이 무덤은 화려하게 꾸며진 흔적들이 보이는 무덤입니다. 우선 시신 주변에 붉은 흙이 뿌려져 있고, 손에는 돌날도 쥐고 있으며, 수백 개의 조가비에 구멍을 뚫어 만든 모자를 쓰고 있는 등 부장품이 다채로운 편이지요. 그래서 구석기시대의 어린 왕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한답니다.
아직 계급 사회는 아니었을테니 실제로 왕자는 아니었겠지만, 당시 무리 속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아이였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 구석기시대에 다양하게 제작된 석기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초기에 단순하게 떼어내서 만든 석기부터 몸돌에서 격지를 떼어내어 날카로운 도구를 만드는 르발루아 기술이 사용된 석기, 그리고 최종적으로 하나의 몸돌에서 수많은 격지(=돌날)를 양산해내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개가 되는데요. 시대순에 따라 석기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석기 제작 기술이 점진적으로 발달하는 모습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어요.
석기들 앞으로는 조금 신기하게 생긴(?) 넓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이곳에는 동물들이 어두운 공간에 띄엄띄엄 서있는데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어두운 공간으로 들어서 가만히 서 있으니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마법진처럼(?) 빛이 촤르륵~(?!) 생기면서 근처에 있는 동물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진화해온 인류 옆에는 늘 다른 생물종들이 함께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의도라고 합니다.
코로나가 대유행하는 현재의 상황은 인류가 아무리 눈부시게 발전해왔다고 해도 대자연 앞에서는 여전히 미약한 존재임을 상기시켜 주지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인류는 다른 생물종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한다는 그런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 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약간 흥미를 주는 전시 장치 같아서 성인들에게는 SNS 업로드용 같고, 아이들에게는 재미를 주는 전시 공간이라고 느꼈는데요. 그래도 그 안에는 나름 깊이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서 좋은 의도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 우리 인류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진화할 텐데요.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면서 우리 인류도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그런 방향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
큰 기대 없이 방문했으나 나름 전시 장치들도 좋았고, 전시품들도 좋아서 알찬 전시였습니다. 던져주는 메시지도 현재 상황과 연결지을 수 있는 내용이라 참 좋았고요.
전시는 9월 26일까지 진행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다녀오시길 바라요 :D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호모 사피엔스 : 진화∞ 관계& 미래? 전시 정보
주소: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찾아가는 방법: 수도권 전철 4호선, 경의중앙선 #이촌역 2번 출구 방향 박물관 나들길 이용
전시기간: 2021.05.18~2021.09.26
관람시간: 월,화,목,금,일 10:00-17:00 / 수,토 10:00-20:00 (코로나로 30분 간격으로 운영)
입장료: ₩5,000
휴무일: 9/21(추석 당일)
전화번호: 1688-0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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