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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박물관 신사분관 기획 전시 -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서울/공연, 전시, 스포츠 2021. 12. 20. 15:09반응형
오늘은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의 2021년 두 번째 기획 전시인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 관람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
호림박물관은 다른 사립 박물관인 #간송미술관 , #리움미술관 과 함께 많은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립 박물관인데요. 약 1만 5천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국보, 보물은 61점이나 지정되어 있습니다.
호림박물관은 특히 도자기 유물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데요. 그래서 교과서나 역사 책들 보다보면 호림박물관 소장 도자기 유물 사진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본관은 신림에 위치하고 있으며, 2009년에 신사에 분관을 마련하여 현재는 두 곳에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전시는 신사분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입니다.
이번 기획 전시에서는 고려 주자(注子, 주전자)를 주제로 하여 호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재질의 주자와 함께 사용되었을 찻잔과 술잔 등 모두 21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들입니다.
전시는 총 두 개가 진행 중이었어요. 오늘 소개할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 전시는 메인 전시(?)라고 할 수 있고요. 연계 전시로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라는 전시가 개최되었는데요. 이쪽은 현대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연계 전시 관람 후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
1층에서 티켓을 구입하고(₩8,000),
4층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합니다. 전시실 옆에 자그마한 뮤지엄샵도 있었어요. 예쁜 상품들이 꽤 보였는데 비싸서(...) 그냥 눈으로만 구경했습니다 ㅎㅎ...
4층 전시실은 'Part 1. 고려 공예의 꽃, 주자'라는 주제로, 고려 초기부터 조선 초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를 대표하는 주자들을 선보입니다. 고려 공예를 대표하는 청자로 제작된 다양한 형태의 주자들이 시기순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주자는 뚜껑과 손잡이, 그리고 물이 나오는 주구 등 복잡한 구조를 가져 제작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주자를 다양한 형태로 아름답게 만들어내어 실용성뿐만 아니라 예술성까지 갖춘 것이 고려 주자의 특징이지요. 전시된 작품들을 통해서 당대의 기술 수준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청자 주자, 고려 11세기 후반~12세기 전반, 보물 제 1453호 가장 먼저 만난 주자는 보물로 지정된 청자 주자였습니다. 별다른 문양이 없어 단아해보이는 이 자기는 청동주자의 모습을 본따 제작한 것이라 하는데요. 고려 초기 청자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후로 시기순으로 각종 주자들이 정렬되어 있었어요. 모든 유물을 다 소개할 수는 없고, 제가 인상 깊게 본 작품들만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
청자 양각 연판문 표형 주자, 고려 13세기 앞선 시기의 청자들은 조금 탁한(?) 색이었는데요. 후기로 넘어오니 고려 청자하면 떠올리는 전형적인 청색 빛깔의 자기들이 나옵니다. 시대에 따른 발전상을 이 유물들을 통해 볼 수 있었지요.
이 주자는 표주박 모형에, 연잎을 양각으로 표현했어요. 호리호리한 외형과 섬세한 장식이 어우러져 우아함이 물씬 풍기는 청자였어요.
청자 죽순형 주자, 고려 12세기 죽순 형태의 주자는 고급스러워보이면서 뭔가 귀여운(?) 느낌의 형태였어요.
청자 상감퇴화 화문 석류형 주자, 고려 13세기 퇴화(堆花) 기법을 사용하여 무늬를 낸 주자인데, 무늬보다도 외형이 너무 독특해서 시선이 갔던 것이에요. 탐스럽게 익은 석류 형태의 몸체와 섬세하게 장식한 것이 약간 이국적인 느낌도 들게 했어요.
청자 상감 노문 주자, 고려 12세기 후반~13세기 전반 청자 상감 모란문 주자, 고려 12세기 요렇게 몸체에 상감을 하고 다른 장식은 별로 없어 살짝 심플하게(?) 생긴 주자들도 여럿 있었고요.
청자 상감 운학국화문 병형 주자, 고려 13세기, 보물 제 1451호 이렇게 화려한 상감 청자도 있었습니다. 이 주자는 보물 제 1451호로 지정된 것으로, 몸통에 동그라미가 감싼 국화꽃들을 배치하고 사이사이에 구름과 학 문양을 새겨 마치 학이 구름 위를 노니는 듯한 이미지를 형상화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분청사기 상감 연어문 편병형 주자, 조선 15세기 몇 개의 주자를 더 지나고 나면 조선 초기의 주자들도 몇 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분청사기는 다양한 문양을 상감한 것인데, 15세기라는 것을 지우고 보면 현대적인 느낌이 들기도 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술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어서 이유를 잘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예전에 리움 미술관에서 본 분청사기도 그렇고 분청사기들은 청자나 백자에 비해서 어딘가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삼성 미술관 리움 - 시대교감 (고미술 전시관)
오늘은 작년 이맘때쯤 다녀온 한남동의 <삼성미술관 리움(이하 리움 미술관)> 전시 관람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전부터 한 번쯤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인데 어쩌다보니 이번이 첫(!) 방문이었어
mtssc.tistory.com
이쪽은 연적(硯滴, 벼루에 먹을 갈 때 쓸 물을 담는 그릇)과 소(小) 주자들이 전시된 공간이에요. 하나쯤 갖고 싶게 만드는(?!) 귀여운 작품들이었어요 :)
그리고 맨 마지막 공간에 이 전시실의 하이라이트(?) 같은 느낌으로 청자와 백자 주자가 각각 하나씩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고려를 대표하는 청자와 조선을 대표하는 백자가 나란히 서서 그 시대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듯했어요.
청자 표형 주자, 고려 12세기, 보물 제 1540호 좌측에 서 있던 고려 청자는 표주박 형태에 세로로 홈을 판 것을 제외하면 몸통에는 별다른 문양은 없고, 덩굴을 꼬은 것 같은 모양의 손잡이가 우아하게 달려 있습니다.
앞에서 본 상감청자와 같은 화려함은 덜 느껴지지만 비색이라 하는 고려 청자 특유의 빛깔이 잘 나타나고, 균형미와 세련미를 갖춰 고려 청자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백자 주자, 조선 15세기, 국보 제 281호 그 옆에서는 우윳빛의 단아한 느낌을 주는 조선 백자는 보기만해도 기분이 차분해지게 할 정도로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작품이었습니다.
백자 양각 국판문 음각 당초문 주자 및 승반, 고려 12세기 한 층 아래로 내려오면 'Part 2. 주자, 술을 따르다'라는 주제로 전시가 이어집니다. 고려시대에 술은 각종 의례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술을 담는 주자 역시 매우 중요한 그릇이었다고 해요.
이 전시 공간에서는 술 주전자로 쓰인 주자들과 주자 안의 술의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시키는 용도로 쓰인 승반(承盤, 접시 또는 사발 형태의 받침)이 한 세트로 전시되고 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술을 따뜻하게 데워서 마셨나봅니다.
청자 죽순형 주자 및 승반 죽순형 주자만 봐도 예쁘지만, 여기에 승반까지 더해져 더욱 멋이 납니다. 승반이 꽤 크면 보온성도 높아질테니 이 주자와 승반은 예술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
청자 상감 국화문 신선 장식 주자 및 승반, 고려 12세기 후반~13세기 전반 이 작품은 뚜껑 부분에 신선 장식이 달려 있는 독특한 주자였습니다. 반면에 승반은 별 다른 장식이나 문양이 없고 크기도 작은 편이었어요.
신선 장식이 있으니 도교적인 색채가 느껴졌는데요. 실제 고려에서는 도교 제사가 이루어져 이를 위한 별도의 술잔과 술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이 주자 바로 옆에는 도교 제사인 초제(醮祭)에서 쓰였을 것으로 보이는 '소전(燒錢)' 명문이 새겨진 술잔도 함께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주자도 도교 제사에 사용되었을 지도 모르지요.
청동 시명 주자, 고려 12~13세기 청자 상감 당초문 시명 주자, 고려 13세기 당시 사람들이 차나 술을 마시면서 풍류를 음미했을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주자들도 있었습니다. 바로 위의 두 주자들이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도 보기드문 청동 주자에는 7~8세기 당나라 시인인 하지장의 시가 새겨져 있었고요. 몸통에 당초문을 상감한 청자에는 중앙에 작자 미상의 시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한쪽 공간에는 다양한 주자들과 술잔 등을 모아 마치 주점을 연상케 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벽면에는 고려 성종 시기에 주점 6곳을 설치했다는 고려사의 기록을 써두었는데요. 관람객으로 하여금 당시 주점의 모습을 상상해도록 하는, 재미있는 공간이었어요.
바로 그 옆으로는 다양한 종류의 주자들이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박물관에 소장 중인 주자들을 다 꺼내봤어~' 하고 마련한 공간 같은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
청자 상감 유로수금문 용두형 파수부 잔, 고려 14세기 청자 음각 뇌문 탁잔, 고려 12세기(좌), 청자 상감 국화문 탁잔, 고려 12세기(우) 그 옆 쪽으로 다른 공간이 더 있어서 들어가보니 이곳에는 다양한 탁잔(托盞)들이 전시 중이었습니다.
그 중 용머리가 손잡이로 달린 잔은 너무 귀여워서 사진에 담았고, 국화 무늬를 상감한 탁잔은 우아해보여 사진에 담았습니다 ㅎㅎ 용두형 잔은 요즘 찻집에서 써도 괜찮을 것 같지 않나요 :)
청동 주자, 고려 11~12세기 전시는 'Part 3. 주자, 차를 따르다'으로 이어집니다.
고려는 후대의 조선과 달리 차를 마시는 풍습이 유행했다고 하는데요. 국가나 사원에서는 다점(茶店)이나 다원(茶園)을 운영하여 일반인들도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차를 제공했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차와 관련된 다구(茶具)들이 생산되고 소비되었는데요.
이 전시실에서는 고려시대 음다 문화와 관련된 각종 다구들이 주자를 중심으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고려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그런 전시 공간이었어요.
청자 철화 모란당초문 난주, 고려 12세기 청자로 제작된 이것은 난주(欄柱)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난주가 뭔지 몰라서 찾아보니 난간에 기둥으로 사용하던 것이라고 합니다. 화려하게 당초문을 새긴 청자 기둥이니 아무데나 쓴 것은 아닐 것입니다.
처음 보는 것이라 신기했어요 ㅎㅎ
청자 양인각 도철문 향로, 고려 12세기 이건 도철문을 새긴 고려의 청자 향로입니다.
도철문을 보니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 에서 본 중국 고대 청동기들이 생각났어요. 국립고궁박물원에서 본 것들은 주로 은대에서 서주시대에 제작된 청동 향로들로 제사용으로 쓰인 것들이었지요.
고려도 왕실 제사나 불교 의례와 같은 중요한 행사를 할 때 향을 피웠다고 하는데요. 그런 의례에 쓰이는 향로는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의례용 향로에는 중국 고대 청동기의 도철문을 모방하여 새김으로써 신성함과 중요성을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앞선 전시실에서는 주점을 연상케하는 공간이 있었다면, 이곳에서는 다점을 연상케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청자로 만들고 투각하여 조각을 한 돈(墩, 의자)들은 뭘 잘 모르는 저 같은 사람이 봐도 사치스럽게 느껴질 만큼 화려하고 고급스러워 보였고요. 그 외에 청동 화로와 주자 등 다양한 유물들이 있었습니다.
한 쪽 공간에는 중국의 주자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안내문을 보니 주로 개성에서 출토된 중국산 수입 주자들로 보였는데요. 중국의 주자는 고려시대 전반에 이르는 동안 고려의 주자와 밀접한 영향 관계에 있었다고 합니다.
청자 상감 운학문 완, 고려 13세기 후반~14세기 전반 청자 통형 잔, 고려 12~13세기 마지막으로 청자 완(碗, 사발)과 실용성이 높아 보이는 통형의 잔들이 모아놓은 것들을 감상하는 것으로 이번 전시 관람을 마무리합니다 :)
약 1시간 동안 관람하면서 정말 다양한 형태의 주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전시된 유물의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국보, 보물급의 완성도 높은 유물들도 전시의 하이라이트처럼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눈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대체로 주자들이 전시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전시 후반부로 갈수록 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물들을 단순히 나열한 것이 아니라 주점, 다점이라는 컨셉에 맞춰 전시해놓은 공간도 마련한 점과 난주나 돈과 같은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생활품들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런 공간들 덕분에 단순히 주자를 감상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술과 차와 관련된 고려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상해볼 수 있게 하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이번 전시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진행됩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분들 중에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연말에 서둘러서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함께 전시 중인 연계 전시 '통하고 만나다, 다반향초' 관람 후기는 다음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
※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기획전시 '따르고 통하다, 고려주자' 정보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317 호림아트센터 1빌딩
찾아가는 방법: 수도권 전철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5번 출구에서 도보 8분
또는 6번 출구로 나와 버스정류장 #한양아파트압구정로데오역 에서 서울 버스 145로 환승하여
#씨네시티앞 정류장에서 하차, 도보 2분
전시기간: 2021.8.3~2021.12.31
입장료: ₩8,000
관람시간: 10:30-18:00(입장 마감 17:00)
휴관일: 일요일, 1월 1일, 설연휴, 추석연휴
전화번호: 02-541-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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